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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01-26

지동마을이 속한 삼가면 하판리는 본래 삼가군 현내면으로 널재 아래쪽에 있다고 아래널재또는 하판이라 불렀다.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홍문동, 지동, 금동의 각 일부와 유인면의 양전동 일부를 병합해 하판리로 합천군 삼가면에 편입되었다. 현재 하판리는 상판, 하판, 지동 등 3개의 행정리에 아랫널티, 마쟁, 샛터, 굼투무리, 웃널티, 갓골 등 6개의 자연마을로 형성되어 있다. 지동마을은 삼가면에서 5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문송리 중문마을로 넘어 가는 고개 언덕에 있다. 원래 갓골이라고 불러왔으나 새 행정용어로 지동이 되었다. 남명 조 식(曺 植) 선생의 증조부 안습(安習)이 창녕에서 이주해 후손이 정학한 마을이기도 하다. 120() 오후, 지동마을 박상도 이장 댁을 찾았다. 아래는 박상도 이장과 나눈 얘기다.-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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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교실, 마을 분위기를 즐겁게 한다

 

 

 

 

 

 

 

박상도, “외진 마을에 맞는 자립방안, 묘안이 있으면 좋겠다” ©임임분

 

자기소개를 해달라.

1952년 지동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중학교 졸업하고 부산에 가서 4년 정도 살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삼가면에서 1974년부터 양복점을 시작했다. 신사복 기술자로 40년 가까이 일하다가 2003년에 접었다. 상점 이름은 <형제라사>. 양복점 그만두고 지동마을로 들어와 소 키운다. 지동마을엔 아내와 둘이 살고, 자식 하나 있는데, 서울에 산다.

 

양복점 운영할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느 일이 더 수월한가?

장사보다 소 키우는 일이 더 힘들다. 소 농사는, 10년 주기로 너울을 타는 듯 하다.

 

이장 경력은 얼마나 되는가?

4년차 됐다.

 

지동마을 주민 현황은?

30가구에 40명이 산다. 최연소자는 50대 초반, 최고령자는 97세 어르신이 있다. 예전 한국전쟁 때는 삼가면민 절반이 피난을 와서 80가구가 살았다고 한다. 그만큼 외진 곳이다. 자꾸 인구가 준다

 

115() 삼가면정보고를 했다. 지동마을 현안으로 보고된 내용은?

장수마을 신청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다른 사업과 달리 장수마을 선정은 까다롭다. 장수마을로 선정되어 받는 지원금으로 물 새는 마을회관을 개보수하고, 마을단장도 하려고 한다. 마을 어르신들이 한글교실에서 한지공예도 하는데, 그 수업에 필요한 예산 확보를 위해서 시작한 일이다.

 

적중면 황정마을도 장수사업으로 마을방앗간을 하고 있는데, 현재 후계 운영 실무자를 구하지 못하는 등 조금 어려워하고 있다.

알고 있다. 지원받아 하는 사업이든 뭐든, 운영을 이어가는 일은 어렵다. 그 고민도 함께 하고 있다.

 

지동마을 어르신한글교실과 동아리활동은 모범사례로 널리 알려져 있다.

3년 전 합천군 한글교실 처음 시작한 세 곳 가운데 한 곳이 우리 마을이다. 외진 곳이라 외지로 나가서 공부하기는 어렵고 강사가 찾아오는수업형태가 우리에겐 적합하다. 3년째 하고 있는데, 마을 분위기가 달라졌다. 어르신들, 자랄 때는 못배워서 평생 간단한 숫자도 모르고 자기 이름 쓰기도 어려워했는데 지금은 매상포대에 직접 포대 수 쓰고, 농협에 가서 돈도 직접 찾을 수 있다며 즐거워 하신다. 지동마을이 남명 조 식 선생과 인연 있어 공부하는 분위기를 귀하게 여기는 풍토도 한 몫 한다고 생각한다. 한글교실, 만족도 100%. 20여명의 어르신이 예전에는 일 없이 회관에 모여 서로 흉보고 편 갈라 싸우며 분위기 좋지 않았는데, 요즘은 즐겁게 같이 노래도 배우고 공부도 하신다. 이 사업이 지원에 기한이 있어서 안타깝다. 공부가 끝이 없는데, 마을로 찾아오는 수업형태가 어르신에게 절실하고, 이대로 수업을 유지하지 못하면, 한창 재미를 느끼는 어르신들이 즐거움을 잃을까 걱정이다. 좋은 사업이라 다른 마을에서도 지원을 받고 싶어하니 우리만 계속 하자고 하기도 그렇지만. 좋은 방안이 있으면 좋겠다.

 

인구 증가, 나름의 묘안이 있다면?

토지가 부족해 젊은이가 들어와서 뭘 해서 먹고 살 꺼리가 없다. 산도 야산에 악산이고 귀촌하는 이들도 젊은이가 아니다. 아직은 그렇게 들어온 이들이 토착민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문제가 더 크다

 

여가에는 무엇을 하는가?

동네 뒷산에 간다. 즐겨보는 티비 프로그램은 영화다. 외국영화도 즐겨 본다. 요즘은 미국 서부를 다룬 옛 영화를 보여주던데, 재미있다. 티비에서 정치 평론하는 프로그램, 싫어한다.

 

413일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국회의원 뿐 아니라 지역정치인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정치에 별 관심 없다. 합천 인구가 줄어 선거구도 불안정하고, 우리 지역 출신 국회의원 나올 가능성도 더 낮아진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다른 작물을 해서 경쟁력을 키우라 어쩌라 하지만 뭘 하든 판로찾기가 어렵다. 이 어려움을 정치인들은 모를까? 알면서 해결 못하고 있으니, 정치, 나한테는 관심사가 아니다.

 

지역언론에 대한 평소 생각이나 조언이 있다면?

종합일간지나 도 단위 신문보다 지역신문을 선호한다. <황강신문>, 잘하고 있다

 

새해소망, 새해인사, 덕담을 남겨 달라.

큰 욕심 없어서 따로 바라는 일은 없다. 마을 어르신들 건강하시고, 올 한 해도 공부 열심히 하시면 좋겠다. 마을 저수지에 벚나무를 심어놓았는데 올 봄부터 꽃이 이쁘게 핀다. 군민, 향우들, 봄에 우리 마을로 꽃 보러 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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