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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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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그동안 고마웠소!
황혼길 접어든 해넘이 언덕에 올라
생전 처음 불러보는 이 ‘여보’ 소리가
어쩌면 이렇게 어색하고 쭈굴스러울까!
참! 반 마음에도 없는 결혼 승낙 생각하면
“金君, 내가 누군지 아나?”
예! 초계면 면장 어른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 오늘 내가 40년 만에 우리 죽마고우 셋이 만나
관운장 도원결의(桃園結義)에 따라
내가 중대 발표를 하겠네”
면장어른 무슨 말씀이신지?
자네! 초계면민(面民)이 맞는가?
네. 그러하옵니다~!
그러면 자네도 알뜰한 가정교육을 착실히 받았고
곧 나라의 부름을 받아 공직생활도 예약되었지?
예. 총무처로부터 곧 발령이 난다고 전갈을 받았습니다
그럼 됐네
이 초계 고을에 가장 높은 어른
면장이 하는 말, 자네 믿겠는가?
예, 믿겠습니다.
자~! 인사부터 올리게
이 옆에 계신 어른이 우리 삼군(三郡)
합천삼가초계(陜川三嘉草溪)에서
5개 양반(류, 이, 노, 안, 전:柳李盧安全) 성씨 중
첫머리 양반으로 꼽히는 당당한 집안 어른!
문화 류 씨 가문(家門)과 자네 집안과
사돈이 될 것을 약정하고 면장인 내가
양가 집안 보증을 서고, 오늘 이 자리에서
자네가 안동 화회 류씨(河回柳氏) 가문으로
출가(出家)하는
역사적 순간, 자네가 “예” 분부대로 따르겠다는
승낙만 하면 되네! 그리 알고 가보게!
면장어른!
저의 백년지대사(百年之大事)를
맞선을 보고 대화라도 나누어보고
“어허!” 양가부모 다 알고, 또 중매쟁이
든든한 면장 어른인 내가 책임보증 섰으니
면장어른! 며칠이라도 말미를 주십시오!
“어허! 그럼 됐네. 이만 가보게!”
행신 범벅 뚜렷한 집안 아들
나이 서른 결혼지각생 뭘 그래?
이런, 면장실 강압 명령 절차에 눌려
설날 넘기면 서른 노총각 늙은 것
어느 누가 돌아보기나 할 것 같에?
살림 밑천 재산이 있나?
아직 반반한 직장 자리를 잡았나?
혼반에 뭐 이것 있네
하고 내 놓을게 있나?
권하는 장사 밑갈 거 없네
전후사방 충동질에 허둥지둥 사모관대 쓰고
북향재배 예 올리고, 양촉 밝혀 놓고
주안상 앞에 드러난 서투른 화장을 한 여인상!
아! 이건 아닌데
내가 지금 무슨 꿈속에 헤매고 있나?
창호지 문은 갈갈이 찢어진 사이로
“신랑이 죽만 먹었나?”
“우째 저래 히마리가 없노?”
킥킥거리는 신혼방 지키는 상방 지킴이 감시에
첫날밤을 묵묵부답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
참 바보 등신 같은 신혼 생활!
사랑이 정이 뭔지도 모르고
얼렁뚱땅 여보소리 한번 못하고
도시락 주라~~! 밥 도~~! 불 꺼~~!
허루 세 마디 말 건너뛰고 날이 저문다
공무원 숙청바람 조사담당자로 지정되어
5공화국 신명을 걸고 숙청 칼부림 해당자들 문책사유
부부관계 부실한 자, 연애결혼 82% 통계가 나와
고개를 갸우뚱 놀란 적이 있다
수신제가 못한 자 공직생활 버티기 어림없다는 결론
오랜만에 중신애비 면장 어른께 문안 인사 드렸다
그래! 인제 소견이 드는군
모범 공무원대상(大賞)을 받은 것
관보(官報)에서 보았네 잘 거두어 줌세
멀국 아닌 진국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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