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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15-11-24

하빈2구는 미숭산의 중턱에 위치한 마을로 상대(上垈)’ 또는 웃터라고도 불리고, 마을 뒷편에는 경상남도교육청 소속 청소년야영수련원이 있다. 1112(), 하빈2구마을 박원순 이장댁에서 박원순 이장을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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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된 주민들,

마을 일에 협조 안할 때 섭섭해

 

 

 

 

 

박원순, “도시와 달리 시골은 맘에 안들어도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니 서로 노력해야” ©임임분

 

 

자기소개를 해달라.

1952년 경북 경산에서 나고 자랐다. 대구에서 살다가 명예퇴직하고 개인사업도 하다가 2006년 합천으로 귀농했다. 합천에 아무 연고 없었다. 부모님은 지금도 경산에 사신다. 하빈2구에서 아내와 둘이 살고 자식들은 외지에 살고 천연염색을 위한 농사(, ), 우리 식구 먹을 쌀농사, 고추농사, 양봉농사 한다. 아내도 도시에서 공인중개사 하고 있어서 처음엔 귀농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지금은 천연염색(황새목공방)하면서 지낸다. 합천에 와서 농사 처음 지었고 농기계들도 사고 사용법도 배웠다.

 

이장 경력은 얼마나 되는가?

4년차 됐다. 야로면이장단 총무 직도 3년째 맡고 있다.

 

하빈2구마을 주민 현황은?

30가구에 45명이 산다. 최연소 주민은 61, 최고령 주민은 85세다. 남녀비율은 46이다. 홀로 사는 할머니 주민이 많다.

 

하빈2구마을 현안은?

마을에 있는 청소년야영수련원으로 오르내리는 길이 외길이고 가팔라 2차선으로 늘려달라는 제안을 군에 해놓았다. 그 길 곁에 있는 골짜기가 비가 좀 많이 오면 길로 물이 넘친다. 비 올 때도 길을 제대로 쓸 수 있게 하수시설도 해야 한다. 동네에는 가로등도 있는데 외곽지에는 없다. 6가구가 살아야 가로등을 해주는데, 그 기준이 안된다고 안해주고 있어 골짜기에 사는 주민의 어려움이 있다. 주민이 빠져 나간 곳의 가로등은 뽑을 수 없고, 새로 들어와 있으나 기준이 안되어 가로등이 필요하나 없어서 불편을 겪는 주민의 민원은 해결이 안된다. 마을에 어린이가 없어 5년 뒤 마을을 생각하면 깜깜하다. 50, 40, 30대가 마을에 있어야 뭔가 마을 단위 사업도 구상하는데. 귀농·귀촌한 사람들도 처음엔 부푼 기대로 들어왔다가 4~5년쯤 살다가 가지고 들어온 돈 다 떨어지면 다시 나간다. 정착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다. 귀농·귀촌한 사람들도 주소지만 합천에 두고 다 외지 도시에 산다. 재산세, 주민세 체납자들 보면 다 그런 사람들이다. 작은 동네에 체납자가 10명이 넘는다.

 

이장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나 어려운 일이 있다면?

이장 일에 이장단 총무 일을 하고 있으니 정작 내 일은 제대로 못하고 있다. 주민들 협력이 안되는 점이 가장 어렵다. 마을에서 이장이 뭔가 일을 하려고 하면 다섯 명이라도 그래, 해보자라고 해야 뭔가 되는데. 야로가 빈부격차가 심한 탓이라는 얘기도 있다. 마을꽃길을 만든다고 해서 지원금 받아 산 철쭉모종을 받아오면, 마을 사람 몇이라도 나와서 같이 심고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된다. 설이나 한가위를 맞아 고향을 찾는 향우들을 환영한다는 마을 앞에 걸개를 걸려고 하면 높은데 걸어야 하니 이장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 마을청소를 한다고 모이자고 해도 그렇다. 한 동네 오래 살고 친인척이 사는 마을인데도 협조에는 인색하더라.

 

왜 그런 분위기가 됐을까?

주민 다수가 나이든 어르신들이고 마을에 젊은 사람이 없으니 더 그런 듯 하다. 내 나이 65세인데 지금도 회관에 가면 음식 날라야 한다. 면에서 우리 마을에 웃음힐링공연단을 보내주겠다는데, 공연단이 와도 주민들이 공연을 보러 올지 걱정이다. 내일 공공비축미 매상을 하는데, 홀로 사는 노인들이 많아 매상에 낼 나락 실어 나를 사람이 귀하다. 주민들은 이장이라고 나한테 내 나락도 해달라, 우리 나락도 해달라 하는데, 내 입장에서는 길도 가파른 길에 나락포대 실어 나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사람 인심이 그렇게 도와주면, 말이라도 고맙다 해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다. 그런 분위기는 아니라고 본다. 요즘 퇴비신청을 받고 있는데, 농사 규모가 적은 주민들이 여기저기서 퇴비 가져다달라, 하는데, 그렇게 도와주면 작은 답례를 하는 사람도 있고 말이라도 고맙다 하는 사람은 귀하고 이장이니까 당연하게 여기고 누구는 가져다주고, 누구는 안가져다주냐라고 욕하기도 하고. 그러니 스스로의 힘으로, 농사 지을 수 없는 사람은 농사를 짓지 말아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도시는 내 맘에 안들면 친구 안하고, 안보면 된다. 시골은 그렇게 못한다. 나이 차 나고 맘에 안맞아도 얼굴 보고 살아야한다.

 

1118(), 합천군이 <희망울타리 지킴이대회>를 했다.

강사가 강의를 잘하더라. 합천군 병원·의원이 하루에 다섯 명만 공짜로 환자를 봐주면 합천군이 살아난다는 얘기, 공감이 갔다. 우리 면에서 12명이 갔다. 같이 간 사람들에게 강의가 어땠는가 물어보니, 나처럼 공감했다고 하더라.

  

여가에는 무엇을 하는가?

시간이 나면 산으로 나무하러 간다. 난방용으로도 쓰고 공예용으로도 쓴다. 팔씨름도 잘해서 대야문화제 때 우승도 여러 번 했다. 젊어서 씨름도 했다. 요즘은 밤에 군것질을 많이 해서 아침에 운동하러 산도 탄다. 앞으로는 글 모르는 주민들한테 글도 가르쳐드리고 싶다. 농협에 대출 받으러 가서 서류에 써야 하는 글이 있는데, 글 모르니까 눈이 어두워서 못쓰겠다고 하는 주민을 보면 짠하다.

 

지역사회활동으로 따로 하고 있는 일이 있는가?

지역의 동갑내기모임을 하고 북부보건지소에서 하는 <건강플러스행복플러스>사업 5년차 활동을 하고 있다. 조만간 사업 성과 발표회를 한다

 

누군가, ‘살만한가? 행복한가?’라고 묻는다면?

이만하면 살만하다. 예전에는 돈 많이 벌고 싶고 그랬는데, 지금은 나보다 못한 사람 보면 도와주고 싶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들의 활동이 지역에서 눈에 띈다. 국회의원 후보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외지에서 온 터라 지역정서를 아주 잘 안다고 할 수 없지만, 군의원들이나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에게 평소에 찾아와서 지역민을 섬기라고 한다. 선거 앞두고 그러지 말고. 지역개발에 대한 다양한 요구가 있는데, 합천인구가 줄고 있는 현실에 맞는 논의가 필요하다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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