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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23-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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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2023.6.16.) 

 

혼자 노는 것도 공부지만

여럿이 어울려 노는 게 더 큰 공부다.

 

말하는 것도 공부지만

남의 말을 귀담아 듣는 게 더 큰 공부다.

 

사람을 좋아하는 것도 공부지만

좋아하는 사람을 배려하는 게 더 큰 공부다.

 

땀 흘려 일하는 것도 공부지만

일하면서 기쁨을 느끼는 게 더 큰 공부다.

 

좋은 책을 읽는 것도 공부지만

올바르게 생각하고 실천하는 게 더 큰 공부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공부는

누가 무어라 해도

 

나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섬기며 

서로 사이좋게 살아가는 것이다.

 

선생님은 종교가 뭐예요.” “으음, 어떤 종교를 믿는 사람 같아요?” “불교요.” “천주교요.” “개신교요.” “나는 사이비 종교가 아니면 다 믿어요. 아무튼 나는 사이좋게교를 믿고 살아요.” “선생님, 그런 종교는 처음 들어보는데요?” “모든 사람이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제가 만든 종교예요. 부부가 사이좋게 지내면 부부 싸움을 하거나 이혼도 하지 않겠지요. 친구들이나 이웃들이 사이좋게 지내면 다툴 일도 없고요. 선배와 후배가, 부모가 자식이, 스승과 제자가, 서로 존댓말을 하며 사이좋게 지낸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이래라 저래라 함부로 자기 생각을 고집피우며 윽박지르거나 화를 내지 않겠지요. 더 나아가 나라와 나라가 서로 배려하고 사이좋게 지낸다면 전쟁도 일어나지 않겠지요. 산골 어르신들처럼 하나님과 부처님은 잘 몰라도, 서로 사이좋게만 지내면 온 세상이 저절로 평화롭고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러분도 사이좋게교를 믿어보면 어떨까요? 하하하.”

학교 도서관에서 강연을 하다가, 농담 삼아 말을 했는데 학생들은 고개를 끄떡거리며 나를 가만히 보았어요. 지식이나 기술을 배우거나 익히는 것을 공부라 하지요. 그러나 사람이 어찌 지식이나 기술만으로 살아갈 수 있겠어요. 사람이 혼자 살 수 없는 존재라면, 지식이나 기술을 배우기 전에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부터 배워야겠지요. 이런 공부를 부지런히 하지 않는 사람은 스스로 자신을 해치고 다른 사람까지 해칠 수 있으니까요. 

이 시를 쓰고 나서 사람으로 태어나 어떤 공부를 해야만 모든 사람이, 모두 다, 오순도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어요. 그리고 눈을 지그시 감고 못난 를 돌아보았어요.

 

글쓴이 서정홍 시인

(약력: 가난해도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글을 써야 세상이 참되게 바뀐다는 것을 가르쳐 준 스승을 만나,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여러 시집과 산문집을 펴냈다. 전태일문학상, 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 서덕출문학상, 윤봉길농민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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