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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04-05

금양마을은 본동(本洞) 하나로, 읍 소재지에서 북쪽(대구 방향)으로 약 4지점에 있다. 마을 앞에는 국도 24호선과 33호선이 분기하는 삼거리가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마을은 약 290여 년 전 조선 중엽에 만들어졌는데, 당시 인근 마을(현 신소양 下同)에 있던 역()이 이곳으로 이전되면서 마을이 형성되었고, 일부 주민은 마을 앞 서남쪽 뱀골(당상백)에 살던 사람들이 교통이 편리하고 양지 바른 금양으로 옮겨왔다고 한다. 324(), 본사 사무실에서 이용수 이장을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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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를 해달라.

1951년 금양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고등학교 졸업 뒤 외지로 나가지 않고 공무원으로 30년 넘게 일하다 정년퇴임했고 그 뒤 농부로 살고 있다. 아내·아들과 쌀·딸기 농사 짓는다. 아들은 본격농부는 아니고, 제 맘에 드는 일자리를 못찾아 우리 일을 거들고 있다.

 

딸기농사를 하게 된 계기는?

동네에서 딸기농사를 많이 지으니 같이 하게 된 셈이다.

 

이장 경력은 얼마나 되는가?

우리 마을 이장 임기는 2년이고, 올해로 2년차 됐다. 마을에 젊은 사람이 있지만, 젊은 사람들 다수가 딸기농사를 지어 자기 일이 많고, 내가 공무원 경력도 있으니 마을에서 추천했다고 생각한다.

 

이장 일 외 사회단체 활동도 하는가?

공무원 생활할 때는 공무원이라 못하고, 지금은 딸기농사가 바빠 그런 일은 엄두도 못낸다.

 

금양마을 주민 현황은?

45가구에 100여명이 살고 있다. 최연소자는 어린이집 다니는 아이들, 최고령 주민은 80대 후반 어르신들이다. 주민 50%는 생계활동을 하고 있고 이들은 50대 후반부터 60대 초반으로, 대부분 딸기 농사를 짓는다.

 

금양마을 현안은?

읍에 소속되어 있고 읍과 가까운 마을이면서 교통도 좋은데, 침체된 마을이라, 마을의 활력을 위해 일을 하자면 할 일이 많다. 마을 길 정비, 하수도 정비, 농로 정비 등등. 예산이 한정되어 있으니 당장 한 번에 되는 일은 아니라고 보고 하나씩 할 수 있는 만큼 해내려고 한다.

 

마을기업 같은 공동사업을 하자는 얘기도 있는가?

가까운 고령군 쌍림처럼 드나드는 차가 많은 마을 앞 길가에 딸기직거래 가판을 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 도로관리법 등 관련 제도를 기관에 문의하고 작목반에서 의논해서 더 고민해볼 일이다.

 

귀농·귀촌인도 있는 편인가?

최근에 5가구 정도 들어왔고 빈집도 없는 편인데 마을 위치가 좋아서 그런가, 땅 보러도 많이 온다. 이주민들은 나름으로 마을에 적응하려고 하겠지만, 각자의 생계를 위한 활동 탓인지 토착민들과 아직은 잘 섞이지는 못하고 있다.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이장 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나 어려운 일, 당부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이장 일 하기 전에는 몰랐는데, 이런저런 사업실적에 따라 이장 능력에 대한 평가를 하는 일이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 이장들, 현재 이장들의 활동을 놓고 누구는 잘했고 누구는 못했니 하는 일은 서로 시비만 늘고 마을인심을 흉흉하게 할 뿐 마을에 아무 도움이 안된다. 마을 일이 올해 못하면 내년에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꼭 내 임기에 해야겠다는 생각은 무리하다고 본다. 한정된 예산을 생각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장도 사람이라 평가에 흔들리고 그 흔들림이 이장 일의 어려움이기도 하다는 점을 이장 일 하기 전에는 몰랐다. 주민들이 이장을 믿고 기다려주면 좋겠다.

 

공무원 생활하다가 농부로 살고 있다. 합천에서 농부로 사는 일, 할 만 한가?

나 뿐 아니라 농민은 살기 위해서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특히 고령의 농민이 혼자 힘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일은 어려워 이런저런 보조사업에 기대게도 되는데, 그럴 때 자부담을 좀 줄여줬으면 한다. 심지어 자부담액 부분을 사업 하면서 갚아나가는 식이 아니라 보증금처럼 미리 내야 할 때는, 보조사업이라도 해서 먹고 살려는 농민에게는 가혹한 조건이 된다. 진입장벽이 너무 낮아도 탈은 나지만.

우리 마을은 각 농가당 딸기하우스 5, 10, 20동 등 동 수가 많다. 딸기농사는 아무래도 겨울이 농번기니까, 열악한 딸기작업장 개선 관련 보조사업이 있으면 좋겠다. 각 농가 사정에 따라 다른 농가의 어려움을 기관이나 지역정치인이 알아주고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해주면 좋겠다.

 

딸기 동 수가 많으면 고정 일꾼도 많이 필요하겠다.

각 농가마다 일꾼들을 어떻게 구해서 쓰는지 모르겠지만, 가만히 보면 일꾼 대부분이 80대 어르신이다. 일꾼 고령화가 심각하다. 농장주는 인건비 부담, 일꾼들의 생산성에 대한 아쉬움 등의 어려움이 있다.

 

정부에서 농촌인력은행사업을 하는데 도움을 받는가?

그 사업으로 구할 수 있는 인력들은 우리 농장에 맞는 일꾼은 아니더라. 농장주는 일꾼이 자기 일처럼 일을 해주기 바라는데, 인력은행으로 연결된 일꾼들은 정해진 시간에 일을 시작해서 일이 남아도 정해진 시간에 일을 끝내야 하고, 인건비 수준 맞추기도 어렵고, 농번기 특성을 고려해준다고 하지만, 꾸준히 일할 고정일꾼 구하기도 어려운 조건이다. 80대 일꾼들도 이 농장 저 농장의 처우(인건비, 일하기 수월함 정도, 식사와 새참 수준, 농장주의 태도 등)를 비교해가며 일을 다니니, 농장주 입장에서는 일꾼 대우를 함부로 할 수도 없고 본의 아니게 농장주끼리 경쟁하게 되는 상황도 벌어진다. 농가 실정을 좀 더 헤아리는 사업 구상이 아쉽다.

 

곧 국회의원 선거다. 지역정치인에 대한 평가, 조언이 있다면?

누가 됐든 농민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각 농가 눈높이에 맞춘 고민과 지원이 필요하다. 합천출신 국회의원이 없음은 늘 아쉽다. 아무래도 우리 지역 출신이 우리 지역 일을 하나라도 더 하려고 하지 않겠는가. 유능한 사람이 앞으로 꼭 나왔으면 좋겠다. 낙후된 합천을 발전시켜야 한다. 누가 당선되든, 합천 발전을 위해 노력해달라. 군수, 군의회 의원들은 그만하면 열심히 잘한다고 본다.

 

여가에는 무엇을 하는가?

여가가 없다.

 

하루 중 가장 편안할 때는?

나이가 들어 그런가, 일 마치고 들어와 씻고 밥 먹고 누우면 바로 잔다. 그 때가 가장 편안하다. 젊어서부터 하던 농사가 아니라 더 힘들다는 생각도 한다.

 

덧붙이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이장이 모든 주민을 만족 시킬 수 없고 마을에서 이장 직을 놓고 경쟁하는 모습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장 일이 마을을 위해 누구라도 봉사하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맡고, 그렇게 추대한 이장을 주민이 믿고 지지해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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