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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24-07-29

이 남 재 / 합천평화의집 원장

 

세계인들에게 한국인 원폭피해자 문제를 알리고자 한국의 히로시마라 불리는 합천에서 2012년부터 매년 합천비핵평화대회를 열어 금년 13회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대회를 통해 금세기 핵 피해를 당한 원폭피해자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기억하고 주제토론을 통해 기록으로 남겨 우리 문제로 인식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인류를 절멸할 수 있는 핵전쟁의 위기상황과 지구를 절멸에 이르도록 위협하고 있는 세계 불안정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핵이라는 야만의 무기를 걷어내고 비핵평화를 이뤄내는 것만이 지구촌의 생태계와 온전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음을 우리는 다시금 자각해야 합니다.

그 중심에 인류 최악인 야만의 무기인 핵무기와 핵실험에 희생된 피폭자들이 있음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한평생 피폭의 후유증으로 갖은 병고속에서 살아오신 원폭피해자 1세 어르신들과 함께 특히 부모님이 피폭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원인도 모른 채 피폭 관련 각종 질환을 앓고 살아오신 2,3세 환우 등 후손들의 애절한 목소리를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202311월 처음으로 한국인 원폭피해자 1,2세로 구성된 방미증언단은 미국 5개 도시를 순회하며, 뉴욕에서 열린 TPNW(핵무기금지조약)2차당사국 회의에도 참석하여 증언활동을 펼치고 왔습니다. 미국 정부에게 원폭투하 책임과 사죄를 요구하는 첫걸음을 내딘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의 원폭피해자들은 피폭을 당한 피해자이면서 정작 원폭을 투하한 가해국 미국 정부를 상대로 그 책임을 묻고 실태조사를 통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적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80여 년을 살아왔습니다. 피폭의 후유증이 자식 등 후대에도 나타나는 것을 두려워하여 피폭 사실을 가족과 친척, 주위에도 숨기고 살아왔습니다.

우리 사회가 이념 중심으로 흐르다 보니 피해자들의 절절한 외침이 반미로, 반미는 곧 용공이라는 구시대적 이념 프레임에 갖혀 미국에 대해서 그 원폭 가해 책임을 묻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피폭의 아픔과 고통을 가슴속에만 묻어놓지 말고 밖으로 내어서 그 가해 책임을 당당히 물어야 합니다.

피해자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지만 가해자들은 없고 가해국은 아직도 가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지지 않고 있습니다.

비록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두 번 다시 지구촌의 모든 생명체를 절멸시키는 핵의 가공할 위력에 대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피폭 생존자들과 인권과 정의를 지향하는 세계의 시민들은 미국 정부에 대해 반인류, 반생명의 가해 책임을 묻고 사죄를 받아야 합니다.

 

평화는 상대방의 존재성을 인정하고 우리 모두 평등한 존재임을 확인하고 상생하는 울림을 통해 널리 퍼집니다. 올해 합천비핵평화대회를 통해 너와 내가 둘이 아님을 자각하며, 비핵평화非核平和로 가는 길에 서로 손을 맞잡고 연대連帶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전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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