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1심, 합천군 패소에 항소 결정

원금 288억원에 하루 6백만원씩 추가되는 이자 배상해야, 310억원대 규모

감사원 감사결과 아직 확정 못하고 지연, 연말 쯤 예상

“합천관광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 “관광수요 증가와 합천군 이미지 가치를 상승시킬 이번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군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착공식을 맞아 김윤철 군수가 밝힌 장밋빛 미래는 결국 300억원대의 손해배상을 합천군이 내야하는 참담한 모습이 됐다.

합천군은 손해배상 전액 책임지고 배상라는 판결이 나옴에 따라, 지난 11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에 대한 입장 표명에 나섰지만, 이 자리에서도 머리숙여 사과하는 모습은 나오지 않았고, 항소하겠다는 입장 표명 외에는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 없어, 이번 사태를 두고 합천군민들 내에서 합천군의 책임을 묻는 여론을 잠재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시행사 대표의 사업비 횡령으로 중단된 합천영상테마파크 숙박시설 조성사업의 책임을 놓고 합천군과 대리금융기관의 288억원 가량의 책임공방에서 합천군이 모든 책임을 지고 손해배상해야하는 것으로 판결이 나왔다.

(사진)11월 18일 합천군이 호텔건립 관련 채무부존재 소송에서 패소하고 가진 기자회견장에 합천군민들이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한 모습(출처:배기남 기자)

지난 11월 7일 합천군이 대리금융기관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소송에 대한 1심 선고가 진행됐고, 법원은 대리금융기관에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고, 합천군이 모두 손해배상하라고 했다.

법원 1심 선고 결과가 합천군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에 합천군내에서는 당혹감을 나타내며, 결국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항소 입장을 공식 밝히며 앞으로도 법정 공방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결국, 합천군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두고 대출 금융사 측의 과실을 밝혀 손해배상 규모를 줄이는데 주력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하지만, 창원중앙지방법원 거창지원 제1민사부 1심 선고 판결내용을 요약해보면 “사건 실시협약에 기하여, 손해배상액의 여하한 상계 혹은 공제가 허용 되지 않는다. 또한, 대출약정에 따라 대리금융기관은 지출증빙자료의 실질적 검토의무가 없으며, 관련자가 형사적으로 기소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여 손해배상액을 감액할 수도 없다”며, 대주 및 대리금융기관을 상대로 합천군이 제소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합천군이 사업비 288억원 및 이에 따른 이자 상당액의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르면, 당초 실시협약에 합천군의 손해배상 책임을 넣어둔 것과 대출약정 내용에 대리금융기관이 대출목적외 사용에 대해 관리감독할 의무가 없다는 면책 내용이 들어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이 내용을 알고도 합의해 준 합천군의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지는 모습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번 사업 추진과정에 대해 감사원의 합천군에 대한 공익감사결과는 아직도 나오지 않고 1년 가까이 흐르고 있어 합천군은 책임 묻기도 결과가 나올때까지 기다린다는 입장을 내놨다.

18일 기자회견에 나선 김윤철 합천군수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군민과 재외향우 여러분께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며, 항소 결정과 함께 향후 대처방안에 대해 밝히며 “공익감사 결과는 연말쯤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며, 형사분야 조사는 별도 진행 중으로 행정적, 형사적 책임이 따를 것입니다. 재발되지 않도록 고의 및 과실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고 전했다.

또, 손해배상으로 인한 예산 손실에 대해서는 경상경비 절감, 보조사업을 줄이거나 감액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 사태의 여파로 인한 합천군민의 피해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손해배상해야 할 금액은 지난 2023년 11월 10일 시공사 책임준공 확약 만료일을 기준으로 해서 원금 288억여원과 이후 상환할때까지 7.75%의 이자율에 해당하는 이자를 포함한 금액(현재기준 22억여원) 등 총 310억여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합천군은 이번 선고에 대비해 신청사건립기금에 적립되어 있는 300억원을 통합재정안정화기금으로 넣고, 합천군의회의 동의를 받아 상환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 두고 있다.

하루 이자가 6백만원에 달하고 있어, 상환시기 결정에 합천군의 부담도 적지 않은데, 이에 대해서는 기자회견을 통해 금융사측에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진행 결과를 보고 실질적인 상환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천군은 사건 발생부터 책임 소재에 대해 대리금융기관의 대출 부실 관리를 제기해 왔지만, 법원은 결국 합천군의 모든 책임을 인정했기 때문에, 이번 사업을 두고 합천군에서 누가 책임을 질 것이고,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 것인가를 두고 지역사회의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합천군민들내에서 책임을 묻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기자회견자리에는 합천군민들이 ‘졸속행정 군민들은 분노한다’, ‘시행사만 배임이냐? 합천군도 배임이다‘, ’군민 불이익 없는 예산을 편성하라‘ 등의 항의 피켓을 들고 합천군의 책임지는 모습을 요구했다.

이 소식을 접한 한 군민은 “현재 떨어진 쌀값 보전해주고도 남을 돈 아닌가”,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도 곧장 사과해도 시원찮을텐데, 이때만 넘기면 금세 잊힐 거라 생각하는 것인지 가만히 있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분통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한 군민은 “공익감사는 해당 관련 공무원 몇 명에 대한 처분일 뿐으로, 합천군수는 공무원 몇 명의 책임으로 꼬리자르기 모습으로 회피해서는 안된다”며, 당장 군민앞에 머리숙여 사과부터 하라고 전했다.

영상테마파크호텔 건립사업은 지난 2021년 9월 합천군이 영상테마파크 부지 내 지상 7층, 지하 1층 규모의 숙박시설 조성을 위해 시행사와 ‘합천영상테마파크 숙박시설 조성사업’ 실시협약(MOA)을 체결하며 공식화 됐다.

2021년 12월 대주단, 대리금융기관, 시행사, 연대보증인 등은 550억원을 한도로 시행사에 합천영상테마파크 호텔 사업비 대출을 해 주기로 하는 PF대출약정을 체결했다. 총 사업비는 590억원(PF대출 550억원, 시행사 자기자본 40억원)이다.

이후 2022년 9월 27일 착공식을 하며 공사시작을 알렸지만, 지난 2023년 6월 시행사 대표 및 임원의 사업비 배임, 횡령으로 사업이 공식 중단됐고, 사업비를 대출해준 대주 및 대리금융기관은 실시협약에 근거해, 합천군에 대출원리금 상당액인 288억원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2023년 9월 합천군은 “유일한 자금집행 동의권자인 대리금융기관의 부실대출이 시행사 대표 및 임원의 배임․횡령에 이르게 했고, 사업중단에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대주 및 대리금융기관을 상대로 288억원의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소했다가 1심선고결과 합천군이 전액 배상책임지게 됐다.

이번 사태의 주요 쟁점은 실시협약부터 문제제기 되고 있는데, 내용 중에 합천군은 실시협약이 해지되면 대체사업자를 선정해야 하며, 대체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하면 여하한 상계 또는 공제 없이 대주단에 대출원리금을 손해배상 하도록 명문화되어 있다.

배기남 기자(hchknews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