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5-03-10
전병주 작가 (2018년 어반스케치라는 걸 처음 접하고 오늘까지 꾸준히 그리고 있습니다. 현재는 합천군사회복지협의회에 근무하고 있어요) |
길 위에서 찾은 탈출구
비가 내린다. 어디로 탈출해야겠다 생각한다. 비를 맞으며 한적한 소리길을 걸었다. 배고프다. 밥 먹으러 가자. 산채정식을 먹으며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 것은 나만의 작은 탈출 의식을 거행한다. 내게 여행이란 단순히 공간을 옮기는 일은 아니다. 그것은 나를 가두고 있던 세계에서의 탈출이다.
살면서 힘든 시간이 없는 사람은 없다. 나 역시 그랬다. 삶은 예고 없이 무거운 짐을 지우고, 때로는 도망치고 싶을 만큼 답답한 순간을 선사했다. 집 밖으로 나섰다. 가까운 곳으로 탈출이 내 선택의 최선이면서 최고의 선택이였다. 집 밖으로 나왔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도 현실의 무게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낯선 곳이 주는 신선함도 있다. 익숙한 골목을 벗어나 처음 마주하는 거리에서 깨어나는 감각들.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을 펜으로 옮겨지면 온전히 ‘지금, 여기’에 내가 존재하게 된다. 여행이라고 말 할 수도 없는 사소한 탈출이 늘 내게 길을 열어 준다. 어디든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몸이 가벼워진다. 오늘도 나는 또 다른 소소한 탈출을 꿈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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