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3-08-06
김희곤
부산지방국세청 전 감사관
젊어서 고생은
돈을 주고 사서라도 해야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평소 어르신들의 훈계 말씀
귀담아 들었다
주경야독의 푸른꿈을 안고 부산 남포동
광복동 좁은 골목을 누비는 꿈 많은 청소년
번잡하고 두서없는 생활 터밭에
때로는 좌절의 늪에서 정신없이
허우적 거릴때면 고진감래 없는
성공의 월계관이 어디에 존재하는가
또박또박 눌러쓴 시골친구 격려편지를
읽을때면 가물가물 호롱불이 나래를 편다
그리 높지도 낮지도 않는 언덕빼기에
다소곳이 자리한 초가 누옥 지붕위에
하얀 박꽃이 뒹굴고 간 자리
덩그런 박이 배꼽을 내밀고
통나무 굴뚝위로 저녁연기 모락 피어나고
소치고 돌아오는 목동들의 웃음소리
늙은 암소의 목덜미 도래질 할 때
땡그렁 요롱소리 반주
전원교향곡처럼 정겹게 어우러지는
어머님께서 차려주시는 저녁소반위엔
따시한 구들목에서 정갈하게 숙성된
청국장에 군침이 감도는 시원한 동치미
보리밥 쌀밥 가릴 것 없이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먹었고
대문하나 없이 터놓고 살아가던
후덕한 이웃인심
넝쿨 드리워진 나지막한 돌담녘 호박
죽 끓여 나누시던 훈훈한 인심
그때 그 시절 그리운 시절
아직 우리르 기다리는 늠늠한 자태
남아있는 옛친구들 불러와서
유유히 흐르는 황강문 바라보며
옛날에 못다 부르고 남겨둔
청라언덕에 올라 손에 손잡고
“오호라 벗님네야
이내 말씀 들어주오
휘영청 달 밝은 밤
함께 어울려 노닐 적에
나도 함께 생각하고
출렁출렁 물가에서
고동잡아 불 지필 때
나도 함께 생각하소
귀향하는 기러기가
추천에 울러들랑
나 본 듯이 반겨주소
천리만리 뛰쳐나와
허랑방탕 얼쑤절수
남은 것이 무엇인고
생각 사(思)자 되뇌어도
후회막급 뿐이로다”
늘 뜻 올곧게 살아 숨쉬는
예절바르고 믿음,존경 넘쳐나는 내 고향
지금 이순간에도 마음은 고향언덕에 올라
온누리의 평화를 위하여 감사 드린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네 이웃을 내몸같이 사랑하라”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만들을 만한
일이 있는 줄 생각 나거든
먼저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려라
(마: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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