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5-09-01
묘산면사무소 홈피 마을 소개를 보면, 산제리는 본래 합천군 거을산면의 지역으로, 오도산 밑이 되므로 ‘산지미’ 또는 ‘산제’라 했는데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가야 등 일부를 병합해 산제리라 해서 묘산면에 편입됐다. 산제마을은 면 소재지에서 1km 서쪽 오도산과 두무산 자락에 있다. 김굉필, 정여창이 가야면에 있는 소학당 건립을 의논하고 기념으로 나무를 심어 마을 이름을 ‘병수동’이라 했다는데 느티나무만 있고 나무 주위에는 마을이 없다. 지금은 느티나무 윗쪽에 윗산제, 아랫쪽에 크게 형성된 마을이 아랫산제라고 하는데 정확한 사료가 없다. 관수사(觀水寺)는 산제마을의 옛 마을인 병수동마을에 있었던 정각을 절로 만들었다고 하며, 한천폭포와 정자나무 숲으로 싸여 있어서 경관이 좋다. 정법사(正法寺)는 2005년도에 지어졌다. 8월 26일(수), 산제마을회관에서 이덕조 이장을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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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자연자원, 잘 개발해서 마을 발전으로 이끌고 싶다”
이덕조, “30년 넘게 지역농협 일하느라 마을 일은 제대로 못했다. 이제라도 마을 일, 열심히 하겠다.” |
자기소개를 해달라
1951년 산제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합천에서 중학교까지 다니고 거창에서 상업고를 졸업한 뒤 군복무하고 장교로 제대한 뒤 예비군 중대장도 했고, 합천의 지역농협 직원으로 30년 넘게 일했다. 전무로 정년퇴임하고 상임이사 임기까지 4년하고 지난해 봄에 지역농협 일을 끝냈다. 묘산면발전위원회 대표직도 맡고 있다. 남매를 뒀는데 다 출가해서 외지에 살고 산제에는 아내와 둘이 산다. 물려받은 논밭에 우리 식구 먹을 곡식과 채소 정도 농사 짓고 있다.
이장 경력은 얼마나 되는가?
젊어 월급쟁이 생활하느라 마을 위해 제대로 봉사한 일이 없기도 했고, 마을 어르신들도 해보라고 해서 올 1월부터 이장 직을 맡아 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농협 고위직 간부로 은퇴한 터에 무슨 마을 이장을 하느냐고, 곱지 않은 눈으로 보기도 하는데, 나는 이 일을 아주 좋은 기회, 고마운 마음으로, 보람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하고 있다.
산제마을 주민 현황은?
64가구에 115명이 산다. 나이 어린 주민은 고등학생, 가장 나이 많은 주민은 99세 어르신이 있다. 우리 마을은 산 좋고 물 좋아 빈집이 나오면 바로 팔릴 정도로, 귀농·귀촌인들에게 인기 있는 마을이다.
최근 산제마을이 ‘소각 산불 없는 녹색마을’ 가운데 한 곳으로 뽑혔다. ‘논·밭두렁 태우기, 농산폐기물 소각’을 하지 않으려면 주민의 협조가 꼭 필요하다. 산제마을이 뽑힌 까닭은 무엇이고 나름의 노력이 있다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 물려받은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려는 주민 뜻이 지금의 마을을 이루었고, 면이나 군 단위에서 볼 때 ‘녹색마을’에 적합하다고 본 듯 하다. 주민들 연세가 많고, 고령의 주민들은 자연환경을 훼손하면서까지 뭔가 하려는 일에 소극적이다. 이 태도는 마을 발전을 위한 개발사업을 주저하게 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마을을 잘 보존하는 힘이기도 하다. 이번 선정으로 포상금 오십만원을 받았고(이 돈은 마을 기금으로 적립해 적절한 곳에 쓸 예정), 이후 마을 사업 지원 받을 때 이점이 되리라 본다.
그 외 마을 현안은?
주민 평균 연령이 70대 중후반이다. 내가 젊은 축에 들 정도니까. 이런 조건에서 마을을 발전시키는 일은 아주 어렵고 고민이 되는 일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때보다, 우리 후대에도 마을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명품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마을꽃길 가꾸기사업, 고추건조기사업, 농가부업으로 부각만들기사업을 하고 있다. 부각만들기사업은 마을 부녀회와 어르신들이 적극 환영하는 일인데, 사업부지를 구하지 못해 조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마을도 어르신 한글교실을 회관에서 하고 있다. 요즘도 스무명 넘는 어르신들이 한글 배우기에 열의를 보이신다. 면이나 군에서 주민 요구를 잘 들어줘 큰 어려움도 없다.
마을을 돌아보면, 빈집이 있어도 비워둘지언정, 집 소유주가 집을 팔지 않으려고 해서 마을이 쇠락해가는 문제가 있더라. 산제마을은 어떤가?
빈집을 사거나 세 들어 들어와 집을 수리하거나 새로 짓는 이들이 있는데, 이주민에 따라 토착민과 잘 어울리는 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이도 있다. 이주민과 토착민이 갈등하는 일도 분명히 있고. 서로 노력해야 하는 일이다. 더불어 향우들의 귀향을 유도하고 있다.
임기에 꼭 하고 싶은 사업은?
마을을 낀 산이 아주 좋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식수로 그냥 쓸 만큼 깨끗한 환경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천혜의 자연 자원으로 관광개발을 하고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개발하는 묘안을 찾아 지역개발을 조심스러워하는 어르신들, 관심도가 떨어지는 주민들을 설득해나갈 생각이다. 묘산지역발전협의회에서 70억 규모의 개발사업비 받아 사업을 하고 있다. 각 마을마다 관광지, 특산물(토종돼지, 부각, 산나물 등)을 개발해, 우리 면 특색을 살리는 판매, 유통, 관광사업으로 키워나가려는 일이다. 이 사업이 잘 되기를 바란다.
여가에는 무엇을 하는가?
사회활동으로 라이온스클럽 활동을 하고 있고, 학생 때부터 태권도를 하다가 요즘은 검도를 한다. 짬 날 때마다, 합천에 검도관이 없어 거창으로 검도하러 다닌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한다.
지난 지역선거에 나와 당선된 이들이 공약을 잘 지키고 있는지 스스로, 또는 유권자들이 점검해볼 때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나올 이들은, 지역민을 위한 공약 개발에 정성을 보이길 바란다. 지역에서 보면, 국회의원에 대한 관심도는 지역 정치인들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국회의원이 하는 일이 참 많고, 중요한 자리인데도 그렇다. 안타까운 일이다. 선거에 나올 후보들이 이런 지역정서를 잘 살피기 바란다. 합천 출신 후보가 나와 당선되고, 합천을 위한 좋은 일까지 하게 되면 더 좋고.
요즘 유심히 보는 뉴스가 있다면?
남북한의 군사위기,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 않고 끝난 일, 유심히 보고 있다. 전쟁은 어떤 이유에서도 하면 안된다. 모두 죽는 일이 전쟁이다. 내 세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 자식, 내 손주를 위해서 하면 안되는 일이다. 나도 군복무를 했고, 장교까지 했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전쟁은 하면 안된다.
평소 지역언론에 대한 생각이나 당부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해달라
늘 지역신문부터 꼼꼼히 살펴보고 경남권역 신문 등 나름 신문을 열심히 본다. 신문사 사정에 따른 일이겠지만, 광고비중이 기사에 비해 많다는 생각도 들고, 지역신문이라면 각 면 단위로 작지만 의미 있는 사건사고에 대한 기사화 비중이 부족해 아쉽다. 사건보도에서도 외압에 흔들리지 말고, 사건을 터트리거나 단순보도 기사에 그치지 말고, 후속기사까지 취재하고 기사화해서, 지역언론만이 쓸 수 있는 심층기사도 욕심내서, 독자의 궁금함을 제대로 풀어주는 언론이 되길 바란다.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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