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5-10-06
전국공무원노동조합합천지부는 9월 14일부터 18일까지 일본으로 노사문화 관련 연수를 다녀왔다. 유성제 지부 정책기획부장의 참가기를 싣는다. -편집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합천군지부
뜻하지 않은 좋은 기회란 이런 걸 말하는 건가? 생각지도 못했던 일본연수가 바로 이것이었다. 이미 예전부터 확정되어있던 일본연수였지만 연수자 중에 결원이 발생하여 연수팀에 합류하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된 것 같다.
9월 14일 일본연수를 떠나는 첫날, 연수에 대한 설레임과 약속된 시간에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 된다는 부담감으로 잠을 자는 듯 마는 듯 비몽사몽으로 연수팀과 함께 할 장소로 이동하여 김해공항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혼자만의 온갖 생각으로 엷은 미소를 띄며 처음으로 맞는 해외연수에 몸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마음은 20대처럼 들떠 있었던 것 같다.
출국 전 일정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긴 했지만 미처 찾아보고 확인하지 못한 아쉬움에 일본으로 입국심사를 마치고 들어서자마자 급하게 스마트폰으로 일정과 연수코스를 확인하기에 바빴던 것 같다.
우리의 일정지인 오사카시는 규모 면에서는 부산이나 대구와 유사한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알던 도시에 대한 선입견을 가볍게 짓눌러버린 사건은 쓰레기통도 눈에 띄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와는 너무나 다른 청결한 모습이 적응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10분 동안 주위를 둘러보고 걸어 봐도 담배꽁초는 물론 나뭇잎 하나 떨어져 있지 않을 정도였으니 신비로운 따름이었다.
첫날 일정을 정신없이 보낸 다음날 오사카 시청 노동조합 공무원과의 미팅은 노동조합 간부를 맡은 지 1~2달도 되지 않은 나에게 어떠한 내용으로 미팅에 임해야 될지 난감하기도 했고 내가 논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자책할 정도였던 것 같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가벼운 대화로 시작했던 미팅은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고 부당한 탄압 등에 대해서는 분노가 일어나기도 했고 좋은 노동조건에 대해서는 부러움 마음 등이 교차했던 것 같다. 저마다 문화와 삶의 방식은 다르지만 국가의 장벽을 떠나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이나 부당한 대우에 대해서는 분노했던 것 같고 좋은 복지정책 등에 대해서는 부러운 생각을 가지는 것은 인간이라면 보편적인 생각인 것 같다.
일본의 노동운동에 대한 얘기에서 우리나라 정부에서 행하는 정책과 노동조합에서의 대응방식 등이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았다. 올해 상반기에 추진한 공무원연금 삭감과 노동개혁의 명분으로 도입하려는 임금피크제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일본 오사카시청 공무원도 여기에 동감을 표하고 일본에서 이를 제대로 막았더라면 한국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안해했다. 나고야 시청 공무원과의 미팅까지 끝내고 보니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을 고찰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우리나라의 공무원 뿐만 아니라 노사문화가 밝은 전망만 내다볼 수는 없다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그렇게 좋은 이미지인 나라가 아닌 만큼 나도 선입견만 가지고 살아온 나에게 신선한 충격 이상이었던 것 같다. 아쉬움 마음으로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우리나라의 노사문화에 대한 관심과 지향점에 대하여 고민하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유성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합천군지부 정책기획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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