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5-11-24
옥철호 합천군농업기술센터 소장
한국에 자동차와 비행기가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의 먹거리는 자급자족 형태였다. 집 앞의 뜰에서 생산된 쌀로 밥을 짓고 집 뒤 야산의 밭에서 재배한 각종 채소들로 반찬을 만들었다. 산골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생선을 구경하기 힘들었으며, 반대로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산골음식을 구경하기가 힘들었다. 저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환경에 따라 먹거리가 달랐으며, 부족하긴 해도 나름의 정취가 있었고 그야말로 친환경 자연식 그대로였다.
지금은 어떠한가? 온갖 외국산 수입 농산물이 우리의 식탁에 버젓이 오르고 있다. 수입 농산물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우리의 식탁으로 올라오는지 정확히는 알 수가 없다. 농약과 방부제로 범벅이 되어 있을지도 모를 수입농산물을 우리는 싸다는 이유로 맛있다는 이유로 쉽게 사먹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외국산 농산물에 입맛이 길들여져 있는지도 모른다. 가끔씩 뉴스를 통해 수입산 농산물에 방부제가 있다느니, 농약이 기준치를 초과 했다느니 하는 등의 기사를 접할 때만 우리 농산물의 소중함을 인식하다 이마저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나 하면서 또 수입 농산물을 사먹게 된다.
우리 밥상의 72%가 수입 농산물이고 쌀을 제외하면 92%가 수입농산물이라는 통계자료가 보여 주듯이 이미 우리 몸은 국외산으로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전한 농산물로 만든 우리 밥상을 국민 스스로 되찾기 위해 로컬푸드 운동을 제안해 본다. 로컬푸드 운동은 지역순환 먹거리 운동으로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해 생산자는 일정한 판매처를 확보하고 소비자는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하는 도농교류 상생운동이다. 또한 장거리 유통으로 소비되는 화석 연료를 줄여 지구온난화 방지 효과도 있다.
이것은 단순한 유통단계 축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로컬푸드의 핵심은 바로 설 자리를 잃은 가족소농 유지와 생산자와 소비자간 멀어진 사회적 관계의 회복이다. 그리고 도시와 농촌의 불균형을 치유하는 매개체이며 농산물 수입개방에 맞서 지역농업을 지키고 살기 좋은 내 고향 합천(농촌)의 비전인 것이다.
지금 우리 농촌은 여러 나라와의 FTA 체결로 식탁위의 안전성 문제와 식량주권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것은 농업인 뿐만 아니라 지역공동체 모두의 문제이다. 이제 우리는 이런 문제를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농업회생과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 하여야 할 것이다.
필자는 안전한 먹거리의 최적 공급처가 바로 로컬푸드 직매장이라고 생각한다.
로컬 푸드 직매장은 지역경제 활성화, 건강과 영양, 식품 안전성, 에너지와 온실가스 절감, 생산자 가격 결정권에 따른 농업인의 자존감 회복 등 다양한 장점들로 인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만족감을 주어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다. 또한, 지속적인 로컬푸드 소비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밑바탕이 되고 이러한 활동은 지역의 후생 및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로컬푸드는 고령농 소농의 안정적 소득보장과 농업인의 자긍심, 농촌을 살리는 생산적 복지 실현을 앞당길 것이며 지역주민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공동체 활성화, 소비자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믿을 수 있는 안전한 밥상을 만들 것으로 확신한다. 군민 모두가 이 운동에 참여해 우리의 밥상이 먹을 만한 음식으로 풍성해지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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