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6-01-19
조선 숙종 때 판서를 거쳐 영의정으로 추정받은 청숙공 박신규의 후손인 박경유가 신묘사화 뒤 갑오년(1710)에 경북 성주군 청파면 적송리에 있다가 정미년(1720)에 압곡2구마을 본동인 지곡촌에 정착, 다래나무 덩굴을 제거하고 가옥을 세워 생활하면서 압곡2구마을이 이뤄졌다. 지곡촌은 밀양 박씨 집성촌으로, 숙성산 산정평지에 있던 ‘널밭’마을은 감자를 파전해 주식으로 하고 10호 미만으로 살다가 한국전쟁 때 폐촌되기도 했다. 마을 앞엔 1,134미터의 오도산이 있어 뒤에 있는 숙성산과 쌍을 이루어 그 사이의 기암 계곡에서 흐르는 맑은 물이라 ‘지곡천’, 지곡사(智谷寺)가 있어 ‘지곡’이라 했다고 전한다. 지곡천 오른쪽에 곽씨들이 살았다는 곽가샘이 있고 왼쪽에는 박경유가 심은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있다. 안골 골짜기에 은이 나왔다는 은점골과 산삼이 자생했다는 삼밭이 있고 숙성산에는 산성이 있었다고 전한다. 1월 13일(수) 오후 압곡2구마을을 찾았고 박윤석 이장댁에서 인터뷰했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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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인 탓에 탈도 있지만 인구는 늘어야 한다”
박윤석, “봉산권역개발사업, 무사히 완성되기 바란다” ©임임분 |
자기소개를 해달라.
1944년에 압곡2구마을에 나고 자랐다. 젊어서 외지에 2년 남짓 나갔다가 집안 어른들이 고향에 와서 집안을 돌보면서 살라고 해서, 돌아와 지금까지 살고 있다. 현재 압곡2구에 아내와 둘이 살고 자녀들은 다 외지에 산다. 3년 전, 뇌경색이 와서 아프기 전까지는 표고버섯, 브로콜리, 사과 농사 지으면서 소도 스무 마리 정도 키웠다. 현재 소 두 마리 키우고 농사는 크게 짓지 않고 지낸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떠한가?
다행히 미리 발견해서 큰 수술 없이 치료와 재활해서, 현재 약 먹으면서 정기검진하고 있다.
이장 경력은 얼마나 되는가?
현재 4년째 하고 있는데, 젊어서 한 일까지 다 더하면 대략 30여년 정도 마을이장 일을 했다.
30여년 이장 일을 한 분은 처음 본다.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어느 때는 10년 연임하기도 하고 7년 연임하기도 하고. 마을 일 관련해서 주민 누군가와 논란을 빚고 있기도 해서 골치 아픈 상태에서, 이장 투표에서도 경선이 됐고 나이도 있고 이장 안하려고 했는데, 막상 투표를 해보니 내가 당선이 되었다. 자그마한 마을에서, 이장 아니어도 논란이 있는 일은 해결해야 해서, 요즘 생각이 많다.
압곡2구마을 주민 현황은?
30여 가구에 40여명이 산다. 최연소자는 40대 후반이고 최고령자는 80대 후반이다.
오늘 면정보고가 있었다. 압곡2구마을 현안은?
마을에 혼자 사는 고령의 여성주민 여섯 분이 공동생활가정을 하고 싶어 한다. 다른 지역의 사례를 보고 부러워하더라. 면에 요청을 하고 추진해볼 생각이다. 오도산오토캠핑장 등 마을을 끼고 개발이 되고 있어서 마을 땅값도 많이 올랐고 새로 들어오는 사람, 들어오려는 사람도 있다. 오도산 <치유의 숲> 사업도 오늘 면정보고에서도 나왔지만 공정율이 70%까지 됐다. 어지간한 일은 그동안 했고, 마을의 오르막 경사가 30도 이상인데, 그 길에 눈이 오거나 추워서 얼면 제대로 걸어 다닐 수 없어 위험해 얼음방지턱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다랭이논에 메밀을 심어 경관도 꾸미고 수익사업을 하거나 묵 만들어 파는 사업을 했는데 잘 안되어서 중단됐다.
이장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 어려운 일, 주민이나 지역사회에 부탁 또는 당부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봉산면 권역개발사업을 하고 있는데, 아직 완성되지도 않았는데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잘하니 못하니 고발을 하는 등 논란이 있다. 진정으로 지역을 위해 하는 일이라면, 추진위가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 더불어 주민이 주체가 되어 하는 일이지만, 행정기관에서도 추진위가 일을 잘 해서 지역에 오점이 남지 않도록 도울 일은 돕고 이끌어줄 일은 제대로 해야 한다. 군수 또한 자기 편 편들기 한다는 얘기 듣지 않게, 공정하게 군정을 펼쳐야 한다.
여가에는 무엇을 하는가?
아내와 고령읍으로 운동하러 다닌다. 가는데 30분 정도 걸리고 일주일에 서너 번은 간다. 나는 헬스하고 아내는 수영한다. 합천읍, 거창읍에 있는 운동시설에도 가봤는데, 거리 대비 시설 만족도가 고령읍이 나아서 거기로 간다. 딸도 고령에 있고 새로 지은 시설이라 좋다. 같은 지역 사람은 아니지만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도 즐겁고. 티비는 뉴스프로그램만 본다. 주로 정치 관련 좌담이나 토론 프로그램을 본다.
4월 13일 국회의원 선거도 있고, 지역정치인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국회의원 선거는 솔직히 투표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저, 나라에서 하는 선거에 내 표가 죽은 표가 될까 싶어 투표하지, 내 맘에 들어서 준 표는 없었다. 요즘 티비 보면 내 맘에 드는 정치인은 박찬종이다. 박찬종이 우리 지역구에 나오면 나는 웃으면서 찍어준다.
지역언론에 대한 평소 생각이나 조언이 있다면?
예전에는 <황강신문>에 내 글이 실린 일도 있고, 티비보다 신문을 열심히 보고 지역이 이렇게 돌아가는구나 하고, 신문 같은 종이에 손글씨 쓰는 취미도 있었는데, 요즘은 마을주민과의 골치 아픈 일 탓에 제대로 못보고 있다. 보기보다 내가 예민해서, 이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새해 소망, 새해인사, 덕담을 부탁한다.
인구가 늘기 바라지만 또 인구가 늘면 마을에 탈이 많다. 그럼에도 인구가 늘기 바란다. 우리가 마을을 정돈하는 까닭이 지금 우리만을 위한 일이 아니니까. 딸, 차남은 결혼했는데, 장남이 아직 결혼을 못했다. 무엇보다 올해 내 소망은 장남이 꼭 결혼했으면 좋겠다.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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