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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15-12-29

​​평지마을은 듬밑, 평지, 고정 3개의 자연마을로 나누어져 있다. 듬밑마을은 평지마을의 동북쪽에 있으며 작은 채봉듬이 있어서 마을 이름을 듬밑이라고 한다. 면 소재지 국도 33호선에서 동쪽으로 3.5km 거리에 있다. 평지마을은 평지리의 본동이며 면 소재지 국도 33호선에서 3.3km거리에 있다. 임진왜란 때 군사지로 가마솥을 걸어서 군사들 밥을 지어서 먹는 곳이라 ‘부동’이라고도 한다. 고정마을은 고무새미가 있는 마을이라 ‘고정’이라 부른다. 평지마을의 가장 서쪽에 있고 면 소재지 국도선에서 2km 거리에 있다. 12월 24일(목), 평지1구마을에서 주영습 이장을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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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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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어르신들 자식 노릇, 즐겁게 하고 있다”

 

자기소개를 해달라.

1950년 율곡면 문림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군대 가기 전 견습이발사로 일하다가 군대에서도 이발 일을 했고, 제대한 뒤 1974년부터 평지1구로 와서, 이발소를 인수해 지금까지 이발업을 하고 있다. 초계면 택리 출신 아내와 결혼하면서 소 키우고 쌀농사 짓다가 요즘은 양파농사(5년째)도 짓는다. 평지1구에서 이발소 하다가 인구가 줄면서 요즘은 대양면으로 옮겨 이발소를 하고 있다. 평지1구에서 하던 이발소도 지역민 대상으로 운영은 한다. 아들 둘, 딸 하나는 외지에 살고 평지1구에는 아내와 둘이 산다.

이발사 이장은 처음 만난다.

요즘은 이발소에서 손님들 이발해주는 일보다 동네 사랑방 역할이 더 크다. 동네에는 다방도 변변치 않으니까, 오가는 사람들 모여서 사는 얘기, 사람들 얘기, 정치 얘기까지 한다.

이장 경력은 얼마나 되는가?

올 1월부터 맡았다. 임기는 내년까지다.

이장 일 외 사회단체 활동 경험이 있는가?

1980년대 초에는 마을마다 새마을청년회가 있었는데 그 때 선도위원을 했고 이장 일 전에는 새마을지도자도 맡아서 했다.

평지1구마을 주민 현황은?

52가구에 68명이 산다. 유치원생이 있고 최고령 주민은 86살이다. 주력층은 70대, 홀로 사는 할머니들이다. 주민들 본업은 농사인데, 고령층이 많으니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하고 품을 사서 하는 농사다. 나도 외지에서 온 주민인데, 살아보니 여기 사람들은, 남 흉 잘안보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도와주려고 하는 좋은 마을이더라. 게다가 마을에서 공무원도 많이 나왔고 다른 마을에 비해 주민들 살림살이가 고루 잘산다.

평지1구마을 현안은?

봄에 마을 앞 정자나무 쉼터를 새로 만들었다. 보조금으로 하천부지 땅을 사서 마을자산으로 토끼를 공동으로 키우는 사업을 했는데, 잘안됐다. 주민들이 고령화되어 의욕이 떨어지고 뭔가 같이 해보자, 된다, 하는 마음보다는, 하면 되겠나, 안된다는, 좀 비관적인 여론이 강해서 하다 만 사업이 있다. 마을 앞 정자나무 옆 터에 주민들 운동시설을 만들고 싶어서 신청해놓았다.

이장 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나 어려운 일, 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자식이 대학 공부까지 하고 취직도 잘해서 좋은 직장에서 높은 직위에 있다고 해서 고향에 혼자 있는 부모한테도 잘한다는 보장은 없더라. 마을 어르신들 하는 얘기, 사는 모습을 가만히 보면, 어려서 못살아서 학교 변변히 못다니고 지게 지고 일하던 집 자식이 대학 공부시킨 집 자식들보다 늙고 병든 부모한테 더 잘하더라. 부모 덕에 잘 자식은 도시에서 잘 살아도 고향에 혼자 사는 부모는 그 자식한테 용돈 한 푼 못받고, 안부전화 한 통 못받는 어르신들이 있다. 나라에서 어려운 사람들 도와준다고 조사도 하고 지원도 하는데, 잘사는 자식과 어렵고 외로운 부모의 관계까지는 해결해줄 수 없어서, 곁에서 보기 안타까운 사례가 많다. 우리 눈에 보이니, 당장 불쌍하다고 도와줘야지 싶어도, 저 집 자식 떵떵거리며 잘 클 때와 내 자식 못먹이고 못가르쳐 서럽던 일이 생각나서 도와주고 싶었던 마음이 돌아서는, 사람이니까 그런 마음이 있고, 또 나이 들면 도로 애가 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마을 어르신들 사는 모습을 보면 그런 점이 있어서 어려운 점도 있다.

면에 회의한다고 가보면, 군의 사업내용을 설명해주는데 한번 들어도 어렵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은데, 그런 부분에 대해 따로 면장님이 면사무소 담당들한테 자세한 설명을 해주라고 당부하기도 했고, 면사무소 담당들이 설명을 잘해준 덕에 마을에 와서 주민들에게 사업설명하기 수월했다. 그런 점은 참 좋고 고마웠다.

여가에는 무엇을 하는가?

이발소를 평생 했고 소를 키워서 부부가 같이 집을 비우는 일은 어렵기도 하고 아내도 여행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술·담배는 하지 않지만, 사람들 모아 차 마시고 밥 먹는 일을 좋아한다. 따로 하는 운동은 없다.

올 한 해를 되돌아보고, 내년을 계획하는 마음은?

나는 행정업무 중심으로 움직이면, 아내가 내 대신 이런저런 마을 일을 많이 한다. 마을 어르신들한테 늘 얘기한다. 당신 자식들은 당장 부르면 두 세 시간 걸려야 오지만, 나는 5분이면 오니까 언제든 나한테 어려운 일 있으면 얘기하라고 한다. 타고 다니던 차도 어르신들 더 태울 수 있는 트럭으로 바꿨다. 무엇보다 마을 어르신들과 즐겁게 지내려고 노력한다. 자식들은 멀리 살아서 설, 한가위, 본인 생일 때나 얼굴 보는데, 우리는 늘 보는 얼굴이니까, 웃으며 지내자고 얘기하고 실제로 우리 마을 어르신들, 늘 서로 만나면 밝게 웃는 모습이라 참 좋다. 마을 어르신들의 아들 노릇을 더 열심히 할 생각이니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고 사랑하며 살면 좋겠다.

지역언론에 대한 평소 생각과 당부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김희곤의 세상만사>는 동의되는 글도 있고 동의 안되는 글도 있지만 꼭 챙겨 보는 글이다. <약이 되는 야생초>는 마을 어르신들한테 필요한 약재가 있으면 따로 기억했다가 얘기해드리기도 한다. 마을마다 남다른 효도하는 사람들을 찾아서 실어주면 좋겠다.

새해맞이 소망이 있다면?

내가 건강해야 가정이 건강하고, 내 가정이 건강해야 내가 마을 일을 잘 할 수 있으니까, 내년에도 건강한 한 해가 되면 좋겠다.

덧붙이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딸 미진(40세)이 진해에 있는 그린요양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데, 이번에 책임간호사에서 수간호사로 진급도 하고 ‘친절상’도 받아서 기쁘고 자랑스럽다. 진급도 기쁜 일이지만 환자한테 친절해서 상을 받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인데 그 상을 받았다니 대견하다. 게다가 딸이 상을 받고 나서 한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좋은 성품을 닮아서 상을 받게 되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해서 아버지로서 더 기특하고 흐뭇한 일이다. 

임임분 기자

댓글목록

주미진님의 댓글

주미진 작성일

우리아버지이지만 정말대단한분입니다 딸로써 정말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