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6-03-08
월 4일(금) 오후, 네 번째 합천군의회 의원 인터뷰이로 박홍제 의원(가선거구: 합천읍·대병·용주)을 모셨다. 합천군의회 부의장실에서 박 의원을 만났고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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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출신 의원의 장점, 앞으로도 잘 활용하겠다” 박홍제, “군의회 의원도 공부 안하면 의정활동 잘 하기 어렵다” ©임임분 |
자기소개를 해달라.
1954년 대병면 장단리에서 나고 자랐다. 현 경남과학기술대(진주농림고등전문학교) 농학과 졸업 뒤 공직 생활을 시작해 정년퇴직 1년 앞두고 명예퇴직하고 바로 군의회 의원 선거를 준비했고 당선됐다. 현재 장단리 고향 마을에 아내와 살고 자녀들은 외지에 산다.
청소년기에 진로를 결정할 때 공직은 우선순위에 있었나?
진주농림고등전문학교 출신들 대부분이 지역 공직자로 일할 만큼 당시 지역 공직 인재가 많이 필요했고 그런 진출이 자연스러운 분위기이기도 했다. 나 또한 행정직 외에도 공직 쪽에 관심이 많았고 고향에 와서 일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그 진로를 선택했다. 첫 임지도 대병면사무소였고 당시는 지금보다 더 대병면이 외진 곳이라 오지수당을 받으며 20년 일하고 본청으로 발령받았을 정도로 고향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
지역정치인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공직 후반에 노인복지, 관광진흥, 문화홍보 부서 일을 하면서 지역발전과 지역에 기여하는 삶에 대한 나름의 포부와 자신감, 사명감이 있어서 퇴직 뒤의 진로를 지역정치로 정하게 됐다. 특히 영상테마파크 운영 초기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우여곡절 끝에 유치해 성공하고 지금 규모로 영상테마파크가 활성화된 사례는, 힘든 조건에도 서로 노력하면 지역의 활로를 만들 수 있다는 좋은 경험이었다. 게다가 대병 출신 의원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있었고.
지역의회 의원 활동의 절반 가량이 지나고 있다. 스스로의 활동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공직에 있을 때, 의회에서 담당 공무원의 전문지식과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일을 처리해야 하는 조건을 인정하고 이해하지 않고 일을 추진하는 모습은 참 안타까웠다. 공직자 출신 의원이라 아무래도 다른 의원들과는 달리 공직자들의 입장을 잘 헤아리는 장점이 있다.
공무원은 민원을 해결하며 법을 집행해야 하고 의원은 민원이 들어오면 해결해야 하는데, 그 민원이 법과 어긋나는 일도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 역지사지라고, 공직에 있을 때 의원들이 겪었을 고충을 이제야 알게 되고, 내가 공직에 있을 때와는 또 시절이 변해서 요즘 공직자들이 겪을 어려움을 또 새롭게 알게 되는 점도 있다.
공직자 출신 의원으로, 다른 무엇보다 공직자 편에서 이해하고 도와주고 어려움을 덜어주려고 노력한다. 노력한다고 내 맘대로 다 되는 일은 아니지만, 나름 노력해서 아동위원회 관련 조례도 제정했다. 군정 소득 창출과 발전을 위해 활동했다. 유실된 용주면 해곡리 박실 저수지 정비 사안을 지난해 7월 <5분자유발언>으로 제안했고 사업으로 추진되도록 하고 있다.
지난 선거 공보물 공약 중 ‘청소년아동사회안전망 구축’ 항목에 ‘청소년보호시설 운영’ 부문이 있는데, 어떤 사안인가?
지역아동센터 같은 방과후 청소년 쉼터를 활성화하자는 안이다.
지역아동센터는 아동 중심 기관이다.
가회면의 <꿈꾸는지역아동센터>처럼 중고생까지 함께 이용하는 센터가 있던데, 참 좋은 방식이다. 면 단위 외진 곳의 청소년에게는 문화공간과 공부방, 놀이터가 부족하니까.
지난해 운영을 시작한 합천군의 <육아종합지원센터>는 기대보다 더딘 움직임이다.
군청 노인여성과 과장으로 일할 때 직접 추진한 사업이다. 당시 군의회가 이 사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지 않고 관심이 높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 이 사업 또한 어렵게 시작했는데, 현재 운영방식을 보면, 정해진 틀과 시간을 지켜야 하는 도시형운영인데, 우리 지역에 맞는 사업형태가 맞나 싶게, 좀 아쉽다. 초창기니까 좀 더 지켜보다가 어느 시기가 되면 운영방향에 대한 점검·조정도 필요하다고 본다.
공직자 출신 의원으로 남다른 활동을 선보이겠다는 본인의 포부도 있고 지역의 기대도 있었다. 자평을 한다면?
공직에 있을 때 군의회 의원들과 현재 군의회 의원들을 단순비교하면, 아무래도 예전에 비해 의원들 자질이나 능력이 좋아졌다고 본다. 요즘 의원들은 회기가 있으면 사안에 대한 공부도 하고 조례 제정도 열심히 한다. 의원들끼리 조례 제정·개정 같은 사안은, 서로 은근히 경쟁도 하면서 한다. 예전에는 지자체와 공무원들과 군의회 마찰도 컸는데, 요즘 합천은 그렇지도 않다. 서로 견제하고 감시할 부분은 해야 하지만, 대수롭지 않은 일로 서로 견원시할 필요는 없으니까. 두 단위의 적절한 거리잡기에 내 나름으로는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본다.
합천군정과 합천군의회는 친밀도가 높아보여서 도리어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맞다. 동감한다. 나 나름으로는 두 쪽에서 압박도 느낀다. 압박을 하려니 미안하고, 봐준다는 느낌이 들면 내가 일을 제대로 안하는 듯 하고.
역대 의원 가운데 공직자 출신 의원들이 또 있나?
두 분 정도가 공직자로 6급까지 하다가 그만두고 군의회 의원으로 활동했다고 알고 있다. 당시만 해도 군의회 의원에 대한 인식이 요즘과 달리 높지 않았다. 의원들 자질과 능력이 공직자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의원들이 사안에 대한 공부도 하지 않고 의회에 들어오거나 의원으로 해야 할 일과 하면 안되는 일에 대한 구분도 떨어져서. 그 시절에 비하면 요즘 의원들은 질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회기 정해지면 미리 공부도 하고 정기적으로 교육도 받고 자료요청도 열심히 하고.
의원 활동을 하면서, 조언이나 도움이 필요할 때 누구에게 의논하는가?
사안에 대한 정보는 담당 공무원이 가장 잘 아니까 필요하면 그들에게 설명을 더 듣기도 하고 동료 의원들과 의논도 한다. 실무는 외부인과 의논하기 애매한 사안도 많으니까 관계자와 얘기를 많이 한다.
남은 임기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합천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인데, 활로는 농업과 관광사업과의 연계라고 본다. 군의회 복지행정위 소속이지만 이 사업에도 관심이 많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영상테마파크 분재공원, 청와대가 완비되면 모노레일까지 더해서 합천관광의 한 축으로 단단히 서게 하고 싶다. 더불어 문 닫은 두산중공업연수원도 다시 문을 열게 하거나 그도 아니면 지역의 여러 사업에 그 시설을 활용할 수 있게 경상남도, 지자체, 업체와 협의해나갈 예정이다. 대병면은 일반농산어촌사업 대상지로 여러 논의를 하고 있는데 이 사업도 잘 되게 거들 예정이다.
합천이 거창·함양·산청 선거구와 합치게 되는 등 4월 13일 국회의원 선거 분위기가 지역정서와 어긋나게 가고 있다.
합천이 선거 때마가 선거구 조정을 당하니 정치하는 이들이 중심잡기 너무 어렵다. 군민 입장에서는 선거구가 이리 가든 저리 가든 마찬가지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는 우리 지역이 자존심이 걸린 일이기도 하다. 안타깝고 불만스럽다. 어찌되었든 선거구는 결정되었고, 선거구가 워낙 넓어 유권자들이 선거기간에 각 후보들을 얼마나 자주 보고 자질을 따져보고 투표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이번 지역구 결정을 앞두고 지역민들이 반대 움직임을 할 때 합천은 의령이나 함안에 비해 참여율이 낮았다.
마지막 궐기대회에 참여하지 않았을 뿐 초기에 합천이 가장 먼저 반대집회를 했다.
‘저출산·고령화 해결’은 정치인이라면 도전해볼 목표이고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나름의 묘안이 있다면?
젊은이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어야 마음 놓고 아이를 낳는다. 좋은 일자리를 지역에 만들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합천의 청소년들이 외지로 나가 돌아오지 않고 귀농이 지역을 살리는 한 방안이라고 하는데 좋은 유인책은 없다.
귀농인에 대한 혜택은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귀농인들이 지역에 들어와 이런저런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귀촌인들과 달리 지역사회에 안착하려는 노력을 함께 하는 데는 소홀해 탈이 나는 일이 많다. 이주민과 원주민의 화합은 서로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인데, 현재로는 귀농정책이 귀농인 당사자나 지역사회에 이점보다 어려움이 더 많기는 하다.
지역정치를 하려는 후배들에게 선배로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정치가 쉬운 일은 아니더라. 본인이 남달리 똑똑해서 되는 일도 아니고, 정치를 하려면 지금부터 지역민과 어울리고, 지역민을 위해 여러 활동을 하면 좋겠다. 밖에서 보는 호기심과 달리 군의회 의원이라고 큰 권한이 있지도 않다는 점도 미리 알면 좋고.
여가에는 무엇을 하는가?
등산 좋아해서 지리산만 1년에 다섯 번 정도 다녔는데 군의회 의원하면서는 일이 예고 없이 있고 해서 한 번도 못갔다. 요즘은 그저 족구동호회 활동만 겨우 한다.
지역언론에 대한 평소 생각이나 당부, 조언이 있다면?
《황강신문》은 우리 지역의 가장 오래된 지역언론으로 나름의 인지도가 있고 잘 하고 있다고 본다. 예전에 《합천군보》 담당을 해봐서 신문 만들기의 어려움에 대해 잘 안다. 앞으로도 정론직필하는 언론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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