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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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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윤동주 시인이 쓴 <서시>예요. 일제에 나라를 빼앗겨, 온 겨레가 절망과 슬픔으로 가득한 때(19411120)에 쓴 시예요. 그때 윤동주 시인의 나이는 25세였어요. 그러니까 이 시를 쓴 지가 80년이 지났어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 시를 가슴에 묻고 살아가고 있어요.

저는 이 시 가운데 나한테 주어진 길을 / 걸어가야겠다.”는 구절을 자주 되새겨요. 아이나 어른 가릴 것도 없이 돈과 편리함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세상에서, ‘나한테 주어진 길이 무엇인지를 알아야만 참된 길을 걸어갈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은 어떤 구절을 읽을 때 마음이 움직이나요? 강연을 할 때 물어보면 사람마다 그 마음이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시 한 구절 한 구절이 세상에 던져 주는 이야기를 누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게 놀랍고 신비롭기까지 해요.

윤동주 시인은, 1945216일 오전 336분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9세 꽃다운 나이로 세상을 떠났어요. 하지만 시인이 쓴 시는 영원히 가슴에 남아, 편리함과 탐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우리 양심을 흔들어놓아요. 지구가열화와 기후위기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나한테 주어진 길이 무엇인지를 묻고 또 물으며 윤동주 시인을 그리워해요.

 글쓴이 서정홍 시인

(소개- 가난해도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글을 써야 세상이 참되게 바뀐다는 것을 가르쳐 준 스승을 만나,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여러 시집과 산문집을 펴냈다. 전태일문학상, 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 서덕출문학상, 윤봉길농민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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