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6-05-31
-오바마 미국대통령, 한국인 원폭피해자 위령탑은 찾지 않아
일본방문단이 히로시마 평화성당에서 기자브리핑을 하고 있다. ©평통사
히로시마에 있는 한국인 원폭피해자 위령탑 추모행사에서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이 절을 올리고 있다. ©평통사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하기로 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이 원폭투하자로 한국인 피해자에게 사죄와 배상을 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 일본 방문단이 5월 26일, 일본으로 달려갔지만, 시작부터 쉬운 일정은 아니었다.
일본 방문단은 5월 26일 오사카 간사이공항 측의 입국 저지로 3시간 가량 억류되면서 오후에 하려고 했던 한국인 원폭피해자 추모의식을 5월 27일 9시 히로시마 평화공원 안에 있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탑에서 했다.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은 히로시마 영사관이 준비한 꽃을 희생자들에게 올린 뒤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달할 서한 낭독으로 추모인사를 대신했고, 낭독이 끝난 뒤 책자로 만들어진 서한을 영령들께 바치고 술을 올린 뒤, "한국인 피폭자에게 사죄하라"는 문구가 쓰인 티셔츠를 위령비 수호 거북상 위에 올려놓고 절했다.
일본방문단은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 심진태 지부장과 심명자 대의원, 경남지부 성득찬 지부장, 대경지부 차무남 사무국장, 전 서울지부 고일국 지부장, 한국원폭2세환우회 한정순 명예회장, 합천평화의집 강제숙 운영위원, 평통사 김찬수 대구 대표, 박석분 부산 상임운영위원, 서종환 광주 운영위원 등 10명으로 구성됐다.
방문단은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는 가해자 일본의 멍에를 벗겨주는 꼴이며, 아베 정권의 군국주의적 행보를 정당화시켜 일본군의 한반도 재침략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미국은 원폭투하자로, 일본은 전범국으로 각각 사죄와 배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일본인 원폭 사몰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우리는 10만여 일본 남성와 여성, 아이들, 수많은 한국인들(thousands of Koreans), 포로로 억류 중이던 12명의 미국인들을 포함한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언급했지만 ‘일본인 사몰자 위령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는 찾지 않았다.
일본방문단은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인 피폭자의 존재를 인정하기는 했지만, 사죄를 하지 않은 일과 한국인 피폭자들의 요구를 외면한 일이라고 규탄했다. 또, 전달하지 못한 서한은 백악관에 보내기로 하며 5월 28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 배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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