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6-05-23
대평마을은 초계면 소재지에서 2km 떨어진 분지중앙에 있고 ‘한들, 양동, 샛터, 대평’이 모여 한 마을이다. 본래 초계면 양동면 지역으로 ‘큰들 가운데’라는 뜻으로 ‘한들’ 또는 ‘대평’이라고 했고 고려, 조선 때에는 현청의 소재지이자 양동면의 소재지로 ‘양동’이라 했다.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택정면 택리 일부를 병합해 대평리로 합천군 초계면에 편입되었다. 5월 20일(금) 오후, 초계면 관평리 <우리밀공장> 홍보체험관에서 이장열 이장을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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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자산 활용해 문화체험사업 할 계획”
이장열, “지역 젊은이가 살 수 있게 여건과 복지 충분히 만들어줘야 한다” ©임임분 |
자기소개를 해달라.
1942년 대평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부친이 운영하던 한약방에서 일을 거들다가 부친 별세하고 택한 일이 축산이다. 40대 초반에 젖소사육으로 시작해 10년 뒤 한우로 바꿔 2014년까지, 총 30년 정도 축산업을 했다. 일꾼 따로 쓰지 않고, 부부 힘으로 소를 키우느라, 별 보고 일어나 별 보고 귀가하는 고단한 세월을 보냈지만, 일하는 만큼 수입이 보장되니 참 재미나게 일했다. 이제 나이도 있고, 돈도 좋지만 건강도 생각하자 싶고, 자식들도 고생 너무 하셨다, 힘든 일은 줄이자고 권하기도 해서 현재는 쌀·밀농사만 짓고 있다. 작은아들이 축산에 관심 있어서 관련 공부도 했고, 현재는 축협에서 일하는데, 정년퇴직하면 내 뒤를 이어 축산을 우리 농장에서 직접 해볼 계획도 있다. 대평마을엔 아내와 둘이 살고 자녀들은 다 외지에 산다.
이장 경력은 얼마나 되는가?
1973년에 이장 직을 했다가, 이번에 다시 이장을 하게 됐다. 소 키우느라 바빠서 마을 일 못하다가 이제 조금 여유가 있고, 마을에서도 이장 직 맡아보라고 권해서 다시 하게 됐다.
대평마을 주민 현황은?
70가구에 150여명이 살고 있다. 최연소주민은 초등학교 고학년, 최고령주민은 90대 초반 어르신이다. 주민 20%가 생계활동을 하고 있고 주력층은 6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이다. 생계활동하는 주민 다수는 농사를 짓고 있고 주민의 생활수준은 평균보다 좀 높은 편이다.
대평마을 현안은?
지지난해 ‘창조마을사업’에 지원해서 선정되어, 4억 5천만원 들여 문화체험사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마을저수지에 해바라기 심어 산책로를 만들고, 해마다 정월보름에 마을 제를 지내는 마을성황당에 전각을 짓고, 대평군물을 무형문화재로 제대로 등재해서, 마을기업에서 나오는 기름 판매와 더불어, 전통문화자산과 마을주민의 힘을 모아 체험사업을 제대로 해볼 예정이다.
대평마을도 마을기업을 하고 있다. 현재 운영 상태는 어떠한가?
우리마을 들기름 사업도 홍보가 되면서 판매가 점점 늘고 있는데, 우리가 기름만 다루고 있어 고정일꾼을 쓸 수 있는 수입이 아직 보장되지 않고 있어 주민들이 당번제로 나와서 일하고 있다. 여전히 판매경로가 외지의 아는 사람에게 판매하는 수준이다. 하남마을의 <양떡메사업>처럼 키우려면, 우리도 품목을 늘렸으면 하는데, 그도 지역경제와 더불어 가는데 어려움이 있어 고민이 있다. 당장 할 수 있는 개선점은 홍보를 확대하는 일이다. 일반슈퍼에서 사먹는 기름과 우리 기름을 먹어보면, 우리 기름의 품질이 확연히 좋다는 점, 먹어본 사람이 안다. ‘우리가 키운 들깨로 우리가 짠 기름’이라는, 우리 상품에 대한 신용도를 더 확보하고 유지하면서, 인터넷판매 등 우리의 좋은 기름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일을 꼭 하고 싶다.
마을기업을 설립하고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다. 꾸준한 운영을 위해 각 마을기업마다 고민이 깊더라.
우리마을은 다행히 젊은 주민들이 많아서 후계 문제를 고민하고 있지는 않다. ‘100세시대’라고 하지 않은가? 60대 후반 주민도 지역에서는 한창 일할 나이다. 당당하게 일하면 좋겠다.
임기에 꼭 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예산이 많이 드는 일이라, 당장 어려운 일이겠지만, 소방차가 들어올 수 없는 마을 길을 넓히고 싶다. 화재가 났을 때 고령층이 많은 마을에 큰 사고가 날 위험이 있다. 초계면 소재지 소방도로 넓히는 사업은 하고 있는데, 마을 단위까지 하는 일은 만만치 않지만, 마을안전과 발전을 위해 동네안길 넓히는 일, 꼭 하고 싶다.
초계면이장단 대표이기도 하다. 지역발전 관련 나름의 생각이나 바람이 있다면?
초계면발전위원회에서 면 소재지 개발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데, 농지가 많은 우리 면을 생각하면, 농로 관련 사업도 고민해야 한다. 요즘 농사꾼들이 쓰는 농기계는 예전에 비해 크다. 농로에 큰 농기계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길을 넓히고 싶다. 농어촌공사 이전 문제도, 이미 이전지 공사를 하고 있어 대세를 거스를 상황은 아니지만, 농지 많은 우리 지역을 생각하면, 현재 초계면에 있는 지사에 지점이나 출장소를 배치하는 사안, 아주 중요하다. 뒤에 그 약속을 깨면 안된다. 우리 지역민의 어려움은 농어촌공사나 지자체가 해결하고 농민이 농사를 편하게 지을 수 있게 보장해줘야 한다.
‘권 율 도원수부 재현사업’도, 심의조 전 군수 때 시작한 사업이 현 군수로 넘어오면서 많이 축소되었다는 점, 적절한 심의를 거쳐 그렇게 된 일인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사업의 지속성이 훼손되는 점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자체의 민주적인 운영, 민심과 함께 가지 않고 있다고 본다. 선출직 공무원, 지역정치인들이 표심에 따라 휘청이지 않는, 지역을 위한 올바른 활동을 바란다.
주민이나 지역사회에 부탁, 당부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역 발전을 위해 ‘황강 절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에 젊은 사람이 들어오게 하고, 외지로 뺏기지 않으려면, 젊은 사람이 일할 수 있는 조건, 공장유치를 해야 하는데, ‘황강 절강’이 맞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노인 대상 복지는 충분함을 넘어 넘친다. 이젠 젊은이들이 직장을 잡고 아이를 낳아 잘 키울 수 있는 복지를 해야 한다. 노인이 많은 지역이지만, 지역민이 지역을 진정으로 생각하고 걱정한다면, 여론을 모아야 하고 정치인들도 당장의 표만 염두에 두지 말고, 10년 뒤, 20년 뒤를 보고, 지역 젊은이를 위한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 이장 직을 맡고 보니 더 드는 생각인데, 합천에 행사가 너무 많다. 비슷한 행사는 과감하게 줄였으면 한다.
여가에는 무엇을 하는가?
소 키울 때는 여가가 없었는데 지금은 서예도 하고 한문 공부도 한다. 그라운드골프도 하고.
대평마을의 마을기업인 <영농조합법인 대평>. ©임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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