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6-04-19
바람이 분다
실바람이 분다
동북방 오오츠크해 휘감던
날카롭고 사납던 높새바람이 아니다
싱그럽고 풋풋한 풀내음 한 아름 안고
초록 새싹 야들야들 정겨운 하늬바람 서녘에서 불어온다
까투리 알을 품은 보독솔 아래
살포시 넘겨보는 구렁이 눈길을 파하러
타향 객지로 나들이 간 푸념들 귀촌이 피난처다
어린 시절 반겨주던 강 언덕에
목메기 풀어놓고 버들강아지 모질게 꺾어
누나 하나 나 하나 삘리리 삘리리!
돌아다보는 구름 배웅하러
리듬을 실은 연풍이 볼을 만진다
달래 냉이 나시랭이 오물조물
엄마 손에 들기름 춤춘 냄비 언저리엔
디딜방아 굴러 나온 식은 보리밥
메마른 입술에 녹아 흐른다
옛말에 답답하면 땅을 판다
조상 무덤 이장한다는 말?
호남 땅 빚고을에 S기업 유치한다!
영남 땅 큰 언덕에 10대 기업 끌고 온다
이 나라 대기업 제주도 ‘조랑말’로 착각을 허들 말어!!
하늘을 속이는 자 칼바람 맞는다
옥두봉 능선자락 실안개 걷히면
하늘보기 부끄럽다 반갓 쓴 생원님
죽장(竹杖)이 사공(沙工)! 사공!
소리에 고개를 젓는다
묶은 김치 탁배기 한잔 오수(낮 졸음)에 젖는 뱃사공
남산골 샌님 호출 정도는 요동을 않는다
막무가내 퍼붙는 소낙비처럼 쏟아지는 낮잠
우락부락 ‘독실 양반’ 채근에도 사공은 미동도 않는다
일본의 강점기 시절
징용으로 끌려가는 삼촌 배웅하러
六二五 동란 소집영장 들고 태극기 흔드는 형님 환송하러
사일구 데모 주동자로 동부산서 지하실 상처 난 다리 끌고
한 많은 역사 짜깁기 하던 주인공들
뱃사공의 콧노래에 목이 메인다
왜 때려요? 우리가 뭘 잘못했수?
“못살겠다. 갈아보자”가 어디가 잘 못 됐수?
요놈 봐라~~! 여기가 어디라고?
주둥아리 함부로 나불거릴래?
발길로 걷어 채인 옆구리 어스러지고
고향으로 돌아와 장기치료 받는 동안
무단 장기결석 제적되는 순간
우정도 의리도 나 몰라라 골방에 비켜 앉아
미분적분 연립방정식 풀던 ‘석이’란 놈
어느새 훨훨 날라 회전의자 높이앉아
민주화운동 동창들 종북좌파 패찰 붙여 내몰더니
어느새 ‘운동권’이라 개명하고
토끼몰이 즐기다가
‘팽목항’ 四月의 쓰나미 물결 뻘물 다 뒤집어쓰고
혼비백산 사라졌다
업장 많은 범부중생(凡夫衆生)들 깊이 새겨 들어야겠다
민심(民心)이 곧 천심(天心)이다
성현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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