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6-06-14
합천군의회 의원 연속 인터뷰 아홉 번째 인터뷰이는 허종홍(라선거구:대양·쌍백·삼가·가회) 의장이다. 6월 10일(금), 군의회 의장실에서 허 의장을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임임분 기자
자기소개를 해달라.
1950년 가회면 덕촌리 호산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가회중학교 졸업 뒤 고등학교는 부산에서 다니고, 진주산업대 조경학과에서 공부했다. 현재 가회면 봉기마을에 아내와 둘이 살고, 자녀들은 외지에 산다.
군의회 의원 하기 전 경력은 어떻게 되는가?
대학 졸업 뒤 이런저런 경험을 하다가 1980년 무렵, 한국농어촌공사 합천지사에 일하면서 합천에 정착해 거기서 정년퇴임했다. 지역 의용소방대 활동을 시작하면서 남다른 애착으로 경상남도 의용소방대 연합회장까지 맡았다. 황매산철쭉제전위원장, 자유총연맹 합천군 부위원장, 합천군통합100주년기념사업회 부위원장, 합천군통합체육회 부회장 등 여러 사회단체의 임원으로 폭넓은 활동을 하면서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했다.
6대에 이어 7대까지, 두 번째 의원 임기를 맡고 있다. 지역정치를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6대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쪽에서 제안을 해와서 조금 급작스럽게 지역정치인이 되었지만, 농어촌공사 직원으로 일하면서 지역 상황을 고루 살필 기회가 있었고 평소 지역자치가 바로 서야 우리 삶의 질이 나아진다는 믿음은 있었다.
그렇게 의회에 들어오니, 밖에서 볼 때 의회와 소속원이 된 뒤의 의회를 볼 때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밖에서 의회를 볼 때는, 의원들 자질을 못미더워하기도 하면서 질 높은, 준비된 의원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의회에 들어와 활동해보니, 나 또한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어 부끄러웠다. 군정에 대한 이해도 부분은, 농어촌공사에서 일할 때 했던 행정경험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7대 의회 전반기 의장 직을 맡았다. 지난 6월 1일 군의회 210회 정례회 개회식에서 ‘군민 마음과 뜻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전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7대 의회 전반기 활동을 평가하면서 군민과의 소통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얘기해달라.
7대 의회 전반기에 합천유통 행정사무조사, 의례조례규칙 정비, 정례회 개회시기 조정 등을 다뤘다. 되돌아보면 아쉽다. 특히 학교무상급식중단 사안은, 경상남도청과 우리 지자체 사이에서 걱정과 고민이 참 많았다. 의정활동하면서 이 사안이 가장 큰 고민꺼리였다. 지역의회 의원은 군민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면서 군정의 동반자로 군정을 이끌어야 하는데, 이 일을 잘하기 위해선 의원이 전문 지식과 능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후반기 의회는 의원 역량강화를 위한 여건 마련이 보완되었으면 한다. 의원 연수 실효성이나 적절함에 대한 언론이나 군민의 의혹도 있지만, 의원이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려면 연수교육을 꼭 받아야 한다는 점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현재 받는 연수는 정례회 행정사무감사나 예산심사 관련 대응에 한정된 교육이라 한계가 있다. 군정 역량이 집중되는 핵심정책에 대한 조언과 제안, 대안제시를 하기 위해서는 관련 사업 선진지 조사나 연구모임을 활성화하는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 군민이 뽑은 의원이 스스로 능력을 키우는 노력과 함께 제도로 자질 높이는 기반을 마련할 때, 지역자치는 제 자리를 찾는다.
율곡 산업단지, 적중 농공단지, 가야 축사건립 등의 사안에 군의회 수습이 부족했다는 의견도 있다.
해당 지역구 출신 의원들이 사안 해결을 위해 나름 열심히 노력했다고 본다. 군민이 민원제기를 하기 전에 의원이 먼저 파악하고 의회에 안을 가져와 해결하기 위해 힘써야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고, 사안 마무리를 위해 의회가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맞다.
7대 의회, 하창환 집행부와 적절한 견제를 해왔다고 보는가?
의회 들어오기 전에는, 군청 공무원들이 놀고 먹는 줄 알았는데, 들어와서 보니까, 아주 열심히 일하더라. 자칭타칭, ‘행정의 달인’이라는 박창권 부군수도 한 얘기지만, 합천 공무원들, 예산 확보를 위한 노력, 아주 잘한다. 군정 발목잡기식 견제는 불합리하다. 하창환 집행부는 무능하고 게으르지 않다. 어려운 조건에서 중앙정부, 의회와 연계해 열심히 군정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본다. 도울 일은 돕고 부적절한 행정이 있으면 가감 없이 지적해왔다. 건전한 논쟁이 화합을 이끌어낸다. 지자체장 유형에 따라 의회도 대응이 달라지는데, 하창환 군수는 의회와의 소통도가 아주 높아, 지금까지는 싸울 일이 별로 없었다.
군민이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의회보다 지자체에 의존하는 경향도 있고, 의회와 군민의 소통도는 낮다.
보통의 군민은 지자체가 집행기관이니까 지자체에 바로 찾아가서 요구해야 민원이 해결된다고 생할 수 있다. 의원들이 군민과 함께 하는 노력이 부족했다. 한 예로, 의원은 의정활동을 각 지역구에 가서 의정보고형태로 군민과 소통해야 하는데, 있는 제도도 활용하지 않는다. 나부터 그러지 못하고 있다. 후반기에라도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자고 동료 의원들에게 제안해서 제대로 된 군정견제, 군민과의 소통을 해나가겠다. 군민의 의회 방청도 적극 유치하면 좋겠다. 그래야 의원들도 의정활동에 긴장하고 이 긴장이 지역발전으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된다.
지자체 자치 행정과 지방분권은 지자체의 자립능력과 연결되어 있다. 확보한 예산의 제대로 된 사용에 대한 논의와 평가, 주민참여 군정 목표에 대한 평가 등 합천의 자치행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농촌지역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농촌지역 자녀 대학 무상교육,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비 보조,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은 꾸준히 요구해야 한다. 사회복지 확대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일인데, 복지혜택을 요구하면서 과세확대는 거부하는 여론도 현실이다. 영유아 포함 청소년을 위한 기금을 만들어 합천이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곳이라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있는 교육발전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이나 새로운 기금을 만들고 능력 있는 향우들과 관련 사업 협의도 해야 한다. 은퇴자들 위주의 인구유입으로 부양해야 하는 인구만 느는 일, 도리어 합천을 망치는 일이다. 젊은사람이 들어오고 머무는 합천이 되려면, 모두 알고 있듯이 ‘주거, 교육, 일자리, 문화’가 해결되어야 한다. 집행부, 의회, 여론이 적극 나서 힘을 모아야 한다. 다른 지자체는 수도권에 자기네 지자체 출신 대학생들을 위한 복지시설로 기숙사를 만들어 지원하기도 한다. 우리도 이래야 합천에 사람이 모인다. 힘들게 열심히 만든 예산, 이 일에도 적극 써야 한다. 예산 사용에 대한 공적이고 충분한 논의와 평가,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이 부족함을 의회가 대신해야 한다. 하창환 집행부도 주민참여 군정 실현의 내실을 위해 더 꼼꼼한 제도를 마련하라고 적극 제안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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