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6-10-04
3만여명 모여 고(故)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
10월 1일(토) 오후, 서울대병원장례식장의 백남기 농민 빈소 앞. 조문객들이 국가폭력에 목수믈 잃은 백남기 농민을 추모하는 글을 쓴 포스트잇을 추모의 벽에 붙이고 특검을 요구하는 서명을 하고 있다. 합천지역 참가자들도 빈소에 합동 조문했다. ©임임분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추모대회장에 모인 3만여명이 ‘책임자를 처벌하라’, ‘우리가 백남기다’라고 쓴 종이구호를 함께 들었다. ©임임분
종각역 앞에서 경찰이 행진을 막고 있다. ©임임분
10월 1일(토), 민중총궐기투쟁본부와 백남기대책위가 서울 대학로에서 노동개악반대 범국민대회와 백남기농민추모대회를 열었다. 합천지역 참가자들 뿐 아니라 온 나라에서 모인 3만여 명은 노동개악·성과퇴출제 폐기, 세월호특별법 개정, 백남기농민국가폭력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등을 요구했다.
김정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의 사회로 열린 추모대회에서 김정렬 총장은 “오늘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 핵미사일보다 내부 분열이 더 무섭다’고 했는데, 오늘 이 자리에 와 보니 ‘북한 핵미사일보다 박근혜 대통령이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그저 평화롭게 살고 싶다. 그런 나라를 함께 만들자.”라고 했다.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은 “쌀값 보장 등 농민생존권을 요구하는 농민이자 생명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한 평생 열심히 살았던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쓰러져 317일 동안 사경을 헤매다 운명을 달리한지 5일이 지났다. 그의 죽음에 이 땅이 울고 민중이 울고 있다. 백남기 농민, 당신이 물대포에 쓰러질 때 함께 막아내지 못해 미안하다. 317일 동안 사경을 헤맬 때 진상규명을 위한 싸움을 제대로 해내지 못해 미안하다. 정부는 백남기 농민을 부검해서 진상규명을 막으려고 한다. 우리는 이 부검만큼은 꼭 막아내겠다. ‘민주주의, 인권, 식량’을 지키는 일이 백남기 농민의 정신을 이어가는 일이다. 이 싸움에 모두 함께 하자”라고 추도했다.
백남기 농민의 유가족을 대표해 둘째딸 백민주화씨는 “아버지 빈소를 찾아준 많은 이에게 고맙다. 덕분에 아버지, 외롭지 않을 듯 하다. 아버지 사인의 증거는 넘치는데 어떻게 자식으로, 부검에 동의하겠는가? 법보다 위에 있는 생명이다. 경찰이 양심이 있다면, 오늘 여기 모인 이들은, 부디 잘 지켜주기 바란다.”라고 했다.
유경근 416연대 집행위원장은 “(세월호참사유가족 대표이자)백남기 농민의 아들로 이 자리에 섰다. 여기 모인 이들 마음과 나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세월호참사에 따른 아픔이 백남기 농민을 보내는 아픔과 다르지 않다. 마냥 슬퍼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슬픔을 분노로, 연대로 승화시키자. 이 나라를 우리가 바꿔야 한다. 당장, 제대로 바꿔야 한다. 함께 바꿔 내자”라고 했다.
이어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국민행동제안을 한다. 현재 온 나라에 백남기농민시민분향소가 놀라운 속도로 늘고 있다. 현재 114곳에 설치되어 있다. 시·군 거점으로 분향소를 더 늘리고 저녁촛불집회에 적극 참여하고 <백남기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검> 서명 운동에 함께 하자. 이 서명은 10월 20일까지 집중해서 모아내자. 백남기 농민 추모 모금에도 동참하자. 10월 8일(토), 서울을 비롯한 온 나라에서 동시다발 추모집회 등에 함께 하자. 무엇보다 경찰은 언제든 강제부검을 위한 시신 탈취를 하려고 할 것이다. 유가족은 경찰 손에 사망한 고인을 경찰 손에 다시 넘기고 싶지 않다고 했다. ‘우리가 백남기다’라는 마음으로, 백남기 농민을 지키는 일에 함께 해달라. 투쟁본부의 긴급요청이 있으면, 최대한 서울대병원장례식장으로 모여 달라. 11월 12일에 하는 민중총궐기는 이미 시작됐다!”라고 했다.
대학로 집회에 이어 참가자들은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쓰러진 광화문네거리로 행진했고 경찰은 종각역에서부터 행진을 막았지만 종로구청입구네거리, 시민들이 임시분향소를 만들어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광화문 르메이에르빌딩 앞에는 시민들이 스스로 헌화하기도 했다.
같은 날 대구에서는 민주노총 조합원 7천여 명이 모여 <9월 총파업·10월 항쟁 70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노동개악 중단, 살인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11월 12일 민중총궐기 집결을 결의했다. 1946년 9월, 노동자들이 “쌀을 달라”, “임금을 인상하라”, “공장폐쇄·해고 절대반대” 등의 생존권 쟁취를 위해 총파업에 나섰고 이 총파업은 3.1운동 이후 가장 큰 민중항쟁인 ‘10월 인민항쟁’을 만든 계기. 이를 기리기 위해 민주노총 대구본부와 ‘10월 항쟁 정신계승 70주년 행사위원회’가 이날 집회를 마련했다.
*백남기 농민 추모 모금처
후원계좌:농협 023-01-495121 예금주;한국가톨릭농민회
*백남기농민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온라인 서명처
http:/beaknamki.kr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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