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6-10-04
대야문화제를 맞아 대구지역 향우들과 합천을 찾은 지정도 재구합천향우회 회장을 9월 30일(금) 저녁, 합천읍에서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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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에는 합천에서 편안히 살고 싶다”
지정도 회장, “제대로 된 의료복지, 젊은이가 맘 편히 자식 키울 수 있는 합천을 만들기 위한 일에 향우들도 함께 힘을 보태겠다” ©임임분 |
자기소개를 해달라.
1952년 대양면 백암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초계에서 제재소 운영하다가 36살에 대구로 나가 화장품대리점, 소형정미기공장, 주방가구전문 대리점, 인테리어 등 사업을 했다. 15년 전에 건설업도 시작했고 5년 전에는 다른 업종은 정리하고 건설업(대구시 북구 동천동에 있는 한우리건설 대표)만 하고 있다. 아내, 아들이 있다. 아들은 나와 함께 건설업을 하고 있고.
대구지역 향우회 대표를 맡고 있다. 향우회 활동은 언제부터, 왜 하게 됐는가?
재구합천군향우회 회장 임기는 2년이다. 지난 6월에 첫 임기가 끝나고 연임이 되어 두 번째 임기를 맡고 있다. 20년 전인가, 대구로 나가 살면서 합천중학교 동창회 활동을 시작했고, 그 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향우회 활동도 하게 됐다. 우리 향우회는 산악회, 여성회, 청·장년회, 개인택시회 등 소속 모임이 활발하다. 나도 산악회 활동을 하면서 향우회 간부직도 맡은 셈이다. 온 나라에 있는 향우회 가운데 대구향우회가 가장 활발하다고 자부한다. 체육대회를 하면 요즘도 4천명이 모이니까. 다른 지역 향우회가 우리 향우회 활동을 보면서 운영방식을 배우기도 한다.
대구지역은 합천과 가까워서 고향나들이가 다른 지역보다 쉬운데도 향우회 활동이 활발하다. 비슷한 거창이나 창녕, 진주에 비하면.
대구 뿐 아니라 타지에서 합천출신자들이 향우회 활동을 좋아하고 열심히 한다고 한다. 대구도 합천 뿐 아니라 외지에서 온 많은 사람이 사는데, 다른 지역 향우회에 비해서도 합천의 향우회 활동이 눈에 띄게 활발하다. 대구지역이 보수적인 정서가 강하다 하고 실제로도 그런데, 합천도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지역이라 하지 않는가? 대구가 ‘고향, 지연, 혈연, 학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강하고 그런 문화가 여전히 자연스러운 분위기라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합천은 ‘인구확보’ 위기를 겪고 있다. 고향을 생각하면 어떤 생각을 하는가?
향우들 모여서 이런저런 얘기하다보면 누구랄 것 없이, “고향 가서 살겠다”, “고향 가서 살고 싶다. 내 꿈이다.”라고 하는데, 현실은 그렇게 안된다. 쉬운 일은 아니다. 나도 귀향하려고 용주에 땅을 사뒀다. 지금 대구에 살지만 영원히 대구에 살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합천에 사둔 땅에 집을 지어도 합천에 아주 눌러앉을 수 없겠다는 생각도 한다. 사람이 나이 들면 믿을 수 있는 의료시설 가까이에 살고 싶어 한다. 그런 열망을 현재 합천은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지 않나? 지금 생각으로는, 합천에 집을 짓고 살아도 대구를 오가면서 사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 예로, 경북 울진군은 공공보건소가 여느 중간형 공공의료원처럼 전문의가 예닐곱 명이 일하고 국립의료원도 따로 있다고 한다. 원전이 있는 지역이긴 하지만 지역민과 의료진의 만족도가 꽤 높다고 한다. 합천의 병원 수준은 어떠한가? 지금 수준이면 도시에 살던 사람들이 합천에 들어올 생각은 선뜻 못한다고 생각한다. 젊은이도 합천에서 아기 낳으면 맘 편히 키울 수 없다고 하니까, 어떤 기반을 먼저 만들어야 하는가는 분명하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당장 해야 할 일이다. 내륙철도 건설 얘기를 하지만, 그 철도가 합천에 사람이 머물게 하는 일인지, 내가 보기엔 그냥 지나가는, 거쳐 가는 일이 아닌가 싶다.
야심차게 출발한 고향발전위가 강만수 향우의 개인사로 시작부터 주춤한 듯 하다.
강만수 전 장관이 앞서서 만든 고향발전위라 힘도 실리고 기대도 컸는데, 본인이 저리 되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본인의 과오는 본인의 책임이지만. 나도 고향발전위 부위원장 직을 맡고 있지만, 세부사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나부터도 지역의 향우들에게 고향발전위 사업 관련해 자세히 설명해줄 안이 없다. 아직은 위원회 몇몇이 의논하는 체계라, 향우들에게 사업에 대해 알리고 함께 하자고 해야 하는데, 답답하고 아쉽다.
향우들 만나면 고향발전위에 대해 직접 묻기도 하는가?
아직 홍보가 덜 되어서, 잘 모르기도 하고 관심도가 높지 않기도 하다. 제대로 운영해서 설립 목적처럼 고향발전에 힘을 보태는 일을 하면 좋겠다.
대야문화제에 향우들과 함께 참여하고 있다. 변화가 느껴지는가?
3년 전이나 5년 전이나 큰 변화는 느껴지지 않는다. 때마다 고향에서 오라고 하면 그저 좋다. 그럼에도 같이 가자고 하면 선뜻 가겠다고 하는 사람은 한 둘이고(생업에 매여 있으니), 회장이라고 같이 가자고 사람들 챙기는 일이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같이 오게 되면 고향사람들이 향우라고 반겨주고 챙겨주니 즐겁게 놀다 가서 같이 온 이들이 좋아한다.
한반도 사드 배치 사안으로 대구경북 민심이 술렁인다. 합천도 북부권은 사드 배치권과 가깝다. 대구지역 민심은 어떠한가?
성주군민 뿐 아니라 대구경북 사람들은 사드배치, 두 손 들고 환영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위기다. 가까운 지인 하나도 성주에 살아 만나보니, 사드 배치 반대한다고 삭발도 했던데, 그런 본인이 그러더라. “나라에서 하는 일이니 받아들여야 하지 않는가, 그러나 성주군에 제대로 된 보상이 있어야 한다”라고. 나오는 얘기로는, 대구와 성주를 잇는 지하철을 정부에서 해주겠다고 한다더라.
대야문화제 본대회날, 향우들과 내외빈을 위한 만찬장. 동료 향우들과 함께 한 지정도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 ©임임분
여가에는 무엇을 하는가?
산에 가고 아내와 자주 여행한다. 예전에는 골프도 쳤는데 요즘은 하지 않고. 대신 헬스를 열심히 한다.
행복한가?
이젠 나 하고 싶은 대로, 어지간한 일은 다 할 수 있고, 딱히 어려운 일도 없고, 이만하면 행복하다. 가족에게 얘기한다, 이만하면 되니까 더 욕심내지 말고 살자고.
10년 뒤에는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10년 뒤에는 합천에서, 별다른 일 없이 친구들, 지역민들과 어울려 놀고 싶다.
지역언론에 대한 평소 생각, 조언이 있다면?
지역신문이 세 가지나 있는데, 참 고마운 일이다. 신문사의 운영이 쉽지 않을 텐데, 그 점은 안타깝다. 지역언론이 더 활성화되면 좋겠다. 나이 들어 그런가, 신문글자가 작으면 보기 어렵다. 그런 점은 좀 배려해주면 좋겠다. 대구향우들 가운데 열심히 사는 분, 있다. 대구 향우 뿐 아니라 온 나라에서 열심히 사는 향우들의 다양한 얘기를 지역신문에서 자주 보고 싶다. 나도 사업체를 운영하는 입장이니 누구보다 잘 안다. 신문사가 활발히 활동하려면 재정이 튼튼해야 한다. 향우들에게 보내는 신문 구독료, 나부터도 잘 못내고 있는데, 제대로 챙기라. 구독료 단체납부, 향우회에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겠다.
향우들, 고향의 벗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모두, 잘 먹고 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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