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5-02-03
1월 28일(수), 한국농업경영인합천군연합회 사무실에서 주영신 새 회장을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
- 편집자 주
“농산물 판로 개척, 민·관이 함께 해야 한다”
Q. 자기소개를 해달라.
A. 54살 범띠다. 율곡면 문림마을에서 나고 자라다 중학교 다닐 때 아버지 일 때문에 와리로 나왔다. 젊어서 1년 정도 부산 부전시장에서 채소장사한 일 말고는 고향에서 아버지 하던 일, 쌀농사 지으면서 정미소를 미곡처리장으로 키워 일 했다. 현재 소도 서른 마리 키운다. 양파농사는 하다가 시세가 나빠 하지 않는다. 기능성쌀농사에 관심 있어 여기 주력할 생각이다. 가족은 아내, 딸 넷 아들 하나를 뒀는데, 딸 둘은 대구에서 대학 다니고, 나머지 아이 둘은 합천에서 고등학교, 중학교 다닌다.
Q. 한농연합천 새 회장으로 회원들에게 약속한 사업, 포부는 무엇인가?
A. 예전보다는 농민이 살기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농민은 힘들게 산다. 지역에서 이런저런 단체 일을 했지만 이번 한농연회장을 하면서, 많은 일은 못해도, 농민의 권익을 위해 하나라도 제대로 해보고 싶다. 기존에 해온 농사도 중요하지만 좀 더 나아진 농사도 필요하다. 과잉생산 하지 말고 조기출하 할 수 있는 구조 필요하다. 남보다 빠른 농사를 지어야 한다. 쌀도 한가위 전에 출하하면 가격이 좋고 딸기도 설 전에 내놓으면 가격이 좋으니까. 자기 나름 판로개척도 해야 한다. 내 농산물, 내가 파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농민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한다. 생산부터 유통까지 해야 하는, 어려운 시절이다. 농사에 대한 책도 자꾸 봐야 한다. 우리 스스로 과잉생산 줄이고, 정보를 잘 파악해서, 예측 가능한 농사를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농산물수입자유화된 때, 농민의 자기역량을 키워야 한다. 기술센터와 협력하고 농민이 먼저 기술센터 찾아와서 묻고 보조·지원정책 알아보고. 한여농합천과 더 긴밀히 협조하며 활동할 생각이다. 농민이 유통을 직접 하다보면 택배비, 만만치 않다. 택배비지원, 군에서 해주는 사업 추진해보고 싶다.
Q. 한농연합천 회원 수는 얼마나 되나?
A. 920여명 쯤 된다. 조금씩 늘고 있다. 이번에 새로 16명이 후보로 올라가 있다. 더 들어올 분 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못들어오고 있는 분도 있고. 주 연령대는 오십대다.
Q. 정부 정책에 대한 한농연의 입장은 어떠한가?
A. 농민을 위한 정책이 부족하다. 지원사업도 늘려야 한다. 단체가 끼지 않으면 지원도 어렵다. 이런저런 영농조합, 가공공장이 생기지만 판로 개척하지 못해 망하는 가공공장, 많다. 판로개척, 군에서 지원 많이 해줘야 한다. 소비가 보장되는 기업과 연계해주는 일, 군이 할 수 있다. 최근 율곡농협의 양파즙·야콘즙 미국 수출도 기관이 같이 나서줘야 가능한 일이다. 매출 많아도 수금 안되면 헛일이다. 나도 쌀 사기꾼에게 당한 경험 있다. 부도어음을 몰라봤다. 농민도 금융 관련 공부를 해야 한다. 개인이 못하는 일을 기관이 나서 같이 해야 한다.
Q. 지역을 다니다보면 농가의 시름이 깊다.
A. 합천유통, 농협이 판로를 고민하고 있지만 시세를 따라가지 못한다. 가격폭락에 대비한, 한우자조금 같은 예비비를 마련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농민과 기관이 서로 협력해서 판로개척해야 한다. 농산물개방시대, 농기계 지원도 필요하고 합천군이 하고 있는 교육발전기금처럼 농업발전기금 만들어 농산물파동대책기금으로 써야 한다. 기금운영단 꾸릴 때 농민단체도 들어가야 하고. 군수님과 간담회 할 때 관련 안에 대한 의견을 낼 생각이다. 군의회에도 적극 얘기하겠다.
Q. 합천군은 민선 6기 사업안에서 농정개혁을 외치고 있다.
A. 고맙다. 군의 의지에 기술센터나 농민들도 같이 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 내용이 실제로도 이뤄져야 한다. 농민과 직접 소통하면서. 좀 더 세심하게. 모든 병이 다 그렇지만, 병이 난 뒤에 나서봐야 소용없다. 농사정보, 농민들끼리도 잘 알려주지 않는다. 나만 잘살게다는 욕심 줄이고 서로 잘 되게 하는 문화, 우리 단체와 군도 같이 만들어야 한다. 돈 주고 살 수 없는 정보, 우리가 나눠야 한다. 후대에 전해야 하고. 단체 대표로 군과 농민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할 생각이다.
Q. 조합장 선거가 물위로 올라오고 있다. 농민단체 대표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이번 선거에 거는 기대와 걱정, 바람이 있다면?
A. 아직은 시작이라 조용한데, 깨끗한 선거가 되어야 한다. 알아도 넘어가는 분위기가 선거마다 있는데, 나도 지난 지방선거에 군의원으로 출마하기도 했지만, 실력 대 실력으로 나가는 일, 어렵다. 선거는 시험이 아니라 사람 마음을 얻는 일이니까. 참신한 사람이 많이 나오고 당선되길 바란다.
Q. ‘농협개혁’을 얘기하면서 농협과 농민의 관계, 문제 있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딸기아이스퓨레처럼 지역농산물을 지역에서 쉽게 사먹을 수 없는 구조다.
A. 경제사업을 해도 농민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약하다. 손해 보고 파는 현실이다. 그 와중에서 직원성과금제를 운영하기도 하는데 그 제도의 한계도 있고. 돈 장사도 중요하지만 누가 조합장이 되든 지역농산물을 잘 파는 조합장이 되어야 한다. 농민단체와 간담회도 자주 하고. 합천소득의 절반이 농산물에서 나오는데. 누가 되든 농민의 권익을 고민하는 조합으로 만드는 조합장이 필요하다. 정성 들여 힘들게 농사 지은 농산물, 알뜰히 팔아주는 조합이 되어야 한다.
Q. 신문 독자이기도 하다. <황강신문>을 비롯한 지역언론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묻는다면?
A. 평소 몰랐던 사안이나 묻혀있는 점을 찾아 기사로 써주면 좋겠다. 수입 오렌지, 조만간 귤 들어가면 막 나온다. 오렌지에 붙인 수입관세 포함해서 농산물에 붙인 관세, 농민을 위해 써야 하는데 정부는 딴 데 쓴다. 농민의 어려움을 알리는 일도 시급하다. 농민의 시름을 달래주는 언론이 되길 바란다.
Q. 자녀들과 농사 넘겨줄 얘기도 하는가?
A. 농사도 전문성이 필요하니, 대학을 가도 농업 관련 과로 가서 공부하고, 공부한 내용을 농촌에 알려주는 일 하다가 더 나이 들면 내가 그랬듯이 내 하던 일 물려받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지만 아직 아이들과 얘기해본 일은 없다.
Q. 덧붙이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A. 합천인구 70% 이상이 농민이다. 농민이 잘살아야 단체도 잘된다. 임기 동안, 희생, 봉사하는 마음으로 뛰겠다.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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