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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16-06-07

영전은 본래 천곡면으로 1914년 일제의 행정구역 개편 때 벽전동(壁田洞)을 합병해 영전으로 율곡면에 편입되었다. 대암산(大岩山) 줄기가 북쪽으로 여러 줄기 뻗어 있는데 골이 깊고 긴 밭이 많아 영전이라 불렸다. 1959년 문림리(文林里)에 있던 율곡면 청사를 영전리로 옮겨 면의 중심지가 됐고, 1·2구로 나뉘고 면 소재지는 1구에 있다. 62() 오전, 영전2구마을 안수율 이장 댁에서 안 이장을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 -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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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를 해달라.

1957년 영전1구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초등학교 마치고 외지(부산, 대구)로 나가 이런저런 자영업을 했고, 영전으로 귀농한지 7년 가까이 됐다. 영전1구로 정착하지 않고 영전2구로 들어온 까닭은, 1구에 형님이 계시고, 가까이 있기 보다 살짝 떨어져 지내면 더 낫겠다 싶어서, 그렇게 됐다. 귀농해서 기본농사(, 고추)부터 이웃들이 하는 농사 다 해보고, 실패도 하고, 지금은 인삼수경재배를 하고 있다. 영전2구에 아내와 둘이 살고 자녀들은 외지에 있다.

 

귀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아내도 함양 출신으로 나처럼 농사 짓고 사는 삶을 좋아했다. 도시살이 할 만큼 했고 나이도 있고 해서, 더 늦기 전에 귀농하자고 결심했다.

 

이장 경력은 얼마나 되는가?

3년차 됐다. 마을에 들어와 나름, 주민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 내가 먼저 찾아다녔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은 도우려고 했는데, 그 모습이 주민들한테 좋은 인상을 준 듯하다. 한 예로, 마을주민들이 자투리땅에도 콩을 심는 모습을 보고, 오죽 땅이 없으면 저런 데서 농사를 짓는가, 왜 마을에 젊은이는 없고 노인들이 혼자 사는가, 살림살이가 많이 어려운가, 하고 혼자 오해를 하기도 했다. 그만큼 농촌 물정을 몰랐다.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에서 주민들 신임을 얻어 이장 직도 맡게 됐다고 생각한다. 어떤 마을은 이장 서로 하려고 주민들끼리 싸우기도 한다는데, 우리 마을은 그런 점에서 인심이 너그러운 편이다.

 

영전2구마을 주민 현황은?

42가구에 50명이 살고 있다. 최연소 주민은 초등학교 저학년, 최고령 주민은 99세 어르신이다. 주민 주력층은 70. 생업을 위해 일하는 이는 6명 남짓으로 대부분 양파·마늘 농사를 짓는다.

 

영전2구마을 현안은?

3년째 마을 진입로 확장 공사를 하고 있다. 아랫뜸에서 마을 한가운데 있는 못까지는 공사가 됐고 그 위부터 웃뜸까지는 앞으로 더 해야 한다. 농지가 부족하고 주민이 고령이라 인력 중심 농사는 힘들다. 내가 두어 달 전에 시작한 인삼수경재배는 농약 없이 물과 전기만 써서 짓는 농사다. 모종하면 한 달만에 5~6년근짜리 인삼을 수확할 수 있고 인력이 많이 들지 않으며, 모든 수확물을 화장품재료로 일괄수매할 수 있는 조건이 되어 있다. 이 재배를 주민들과 함께 작목반 꾸려 하고 싶다.

 

인삼수경재배를 하게 된 계기는?

도시에 살 때 학교재단 일을 한 인연으로, 인삼수경재배 연구진과 연이 닿아 하게 됐다. 이 재배법은 세상에 없는 기술이라, 인터넷에서도 자세한 정보를 찾을 수 없다. 아직 홍보가 많이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판로가 확보되어 있다는 점은 어떤 작물과 좋은 장점이다. 수경재배 인삼은 뿌리부터 잎사귀까지 다 판매할 수 있다. 화장품재료 같은 공업용, 다양한 식용상품으로 가공도 할 수 있다. 20평 기준으로 한 달에 250~300만원 정도 순수익이 가능한 농사다.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 기대한다.

 

군청 농업 관련 부서, 농협의 관계 부서와 협의하는 부분도 있는가?

군청 농기센터에서 두어 번 다녀갔는데, 처음 보는 농사라, 사기성 농법으로 실패를 확산하는 나쁜 사례가 될까 조심스러워하더라. 초기자본이 들어가는 일이고 잘 모르는 농사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반농업 관련 보조사업 지원처럼, 이 농사도 적절한 지원을 받으면, 마을기업 형태로 기반을 만들어 나 혼자의 수익이 아니라 마을, 지역의 수익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쉽고, 지금부터라도 관심과 지지를 부탁한다.

 

귀농·귀촌인 사례는?

최근 5년 사이에 두 가구 정도 있다. 이주민이 농촌에 적응하기, 어렵다. 어찌 보면 농촌이 도시보다 더 폐쇄적이더라. 도시는 어울려 사는 일에 대한 기대가 없으니 도리어 덜 팍팍하게 느껴지고, 농촌은 그에 대한 기대와 환상을 품고 들어와 그런가, 고령 주민들의 낯가림이 섭섭하고 불편하고 힘들다는 생각을 한다. 이주민이 낯선 동네에 들어와 원주민이자 노인 중심인 마을에 녹아들기 위한 노력도 필수조건이지만, 거꾸로, 원주민이자 어른인 이들이 먼저,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주민을 품어주는 아량도 충분해야 마을이 더 화목해진다고 생각한다.

 

이장 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나 어려운 일, 주민과 지역사회에 부탁할 일이 있다면?

주민 다수가 노인이라, 이장 직을 맡았다는 여건 아니어도 마을 오갈 때 걸어 다니는 주민들, 내 차로 태우고 다녀야 하는 일이 잦다. 그러다 보면 솔직히, 정작 내 일에 차질이 생길 때도 있다. 고향을 지켜준 주민들이 고맙다는 생각을 하지만, 마을 여기저기 버려진 쓰레기, 마을도랑에서 태우는 쓰레기를 보면, 속상하다. 이장이니까, 그런 모습을 보고 제대로 하자고 얘기하면, ‘앞으로 안그러겠다가 아니라 왜 나한테만 그러냐는 식으로 화를 내는데, 그러지 말았으면 한다.

 

수려한 합천, 청정합천이라는 구호를 무색하게 하는 행태다.

쓰레기불법소각, 쓰레기불법투기 뿐 아니라 동네 여기저기 명당이란 데를 보면 다 가축이 차지하고 있다. 이런저런 축사관리,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맑은 개울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일, 어렵다. 안타깝다.

 

환경 관련 사안으로, 합천발전을 위해 황강 절강을 주장하는 이도 있다.

그런 주장이 있는가? 몰랐다. 임북지역은 오염 문제로 탈이 많지 않은가? 어떤 공장을 들이자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청정합천이라고 하면 공장이 없어야 하지 않나? 합천발전을 위해 공장을 고민하는 대신 내실 있는 대학을 유치하면 어떨까? 진주나 대구의 대학 캠퍼스 몇 개를 합천에 유치하면 젊은이도 들어오고 합천 이미지를 모양새 있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 합천이 살만하면 부모들, 서로 앞서서 자기 자식들, 합천으로 부른다. 합천이 살만하게 하는 방법이 뭔지, 어떤 방법이 10, 20, 30년 뒤의 합천을 살만하게 할지는, 깊은 고민과 토론이 있어야 한다.

 

임기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인삼수경재배로, 우리 마을을 부자동네로 만들고 싶다.

 

20대 국회가 시작됐다. 새 국회의원, 국회에 바라는 일이 있다면?

일은 안하고 끼리끼리 싸움만 하는 국회의원, 맘에 안든다. 지역의 현안이 뭔지 제대로 알고 처리하는 국회의원, 나라의 현안을 제때 해결하는 국회가 되기 바란다.

 

지역정치인, 활동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군수, 군의회 의원들, 아직까지는 열심히 하고 있다고 본다. 남은 임기, 더 열심히 해주기 바란다.

 

여가에는 무엇을 하는가?

아직은 없다. 귀농해서 집 지으면서 이 농사, 저 농사에 도전하고, 농기계 하나씩 들이느라 쓴 돈 버느라 바쁘다. 일이 운동 아닌가? 온통 일 생각 뿐이다. 짬 날 때 티비로 뉴스, 드라마 보는데, 뉴스는 광고 적은 채널을 좋아해서 KBS1과 연합뉴스TV 채널로 본다.

 

지역언론에 대한 평소 생각, 조언이 있다면?

지역신문은 보지 않고,농민신문만 보고 있었다. 새로운 농작물, 농법이 실리면 유심히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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