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6-06-21
권빈2구(勸彬二區)마을은, 임진왜란 때 팔계 정(八溪 鄭)씨와 함안 조(咸安 趙)씨가 오도산 남쪽 산간 ‘유곡성지’라고 들어와 수목을 벌채하고 초가집을 지어 살면서 마을이 됐다. 오도산 남쪽이라 남쪽개울, ‘남계(南溪)’라고 하다가 뒤에 남평 문씨가 입촌해 합천 남계와 삼가 남계를 구분하기 위해 ‘남(藍)’자로 바꿔 쓰게 됐다. 해발 400미터의 고지대이나 옛날에는 거창에서 합천 사이 통행로에 있어 옛 합천시장 날에는 통행자가 끊이질 않았다. 6월 15일(수) 오후, 권빈2구마을회관에서 문상현 이장을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 - 임임분 기자
자기소개를 해달라.
1952년 권빈2구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30년 외지(울산, 대구)에서 살다가 2003년에 권빈2구로 돌아왔다. 자영업으로 설비·배관업을 했고 합천에 돌아와서도 한동안 그 일을 했고 지지난해 그만두고 지난해부터 마을에 정착해, 우리 식구 먹을 식량농사 조금 짓고 소 스무 마리 키우고 있다. 권빈2구마을에 아내와 둘이 살고 자녀들은 외지에 산다.
이장 경력은 얼마나 되는가?
2003년에 마을로 들어와 2년 이장 일을 했고 올해 다시 이장 일을 맡았다.
권빈2구마을 주민 현황은?
20가구에 50명이 살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생이 가장 나이 어린 주민, 84세 어르신이 가장 나이 많은 주민이다. 주민 수는 적지만 봉산면에서 젊은층 비율이 가장 많은 마을로 유명하다. 50대가 주력층이고 주민의 40%가 생계활동을 하고 있다. 농지가 적고 외진 마을이라 생계활동하는 주민들, 축산을 많이 한다.
권빈2구마을 현안은?
저수지 준설작업 등 보수를 새로 했고 산비탈 정비도 마무리하고 있다. 주민 15명이 40대부터 60대인데, 현 마을회관이 경로당으로 되어 방이 하나라 젊은층이 회관을 쓰기 좀 어려워서 방을 추가로 만들고 싶은데, 예산 문제로 쉽지 않아 고민이다.
지난해 면정추진우수마을로 뽑히기도 했는데, 어떤 일인가?
주민화합이 좋고 젊은층이 많다고 뽑혔다. 상금 천만원 받아 건조기 구입, 마을안길 보수 등을 했다.
마을에 최근 5년 사이 귀농·귀촌 사례가 있는가?
총 네 가구 들어왔다. 50대 두 가구, 60대 두 가구. 나 또한 들어온 사람으로, 이장 일 맡으면서 먼저 다가가 얘기하고, 다른 주민들과 어울리는 일도 유도하면서, 현재 큰 어려움 없이 지낸다. 어디 가나 원주민의 텃세가 있는데, 나부터 함께 잘 지내려고 하니까, 지금은 다른 마을에 비해 잘 지낸다.
가구 수가 적어 외지에서 주민이 더 들어와야 할 듯하다.
외진 곳이지만 내가 어릴 때만 해도 60가구가 살았다. 외지에서 들어오려고 해도 진입로 없고 농지 구하기 어려워 쉽지는 않은 점은 여느 마을과 비슷하다. 향우나 연고 있는 사람이 들어오면 정착이 쉬운데 아무 연고 없이 들어온 사람들과 토착민이 갈등하는 일이 있어 어려운 일이 있더라. 시골사람들, 참 순수하다.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그 순수함을 좀 더 이해해주는 노력이 필요하고 토착민도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을 따듯하게 품어주면 좋겠다.
권빈2구마을의 30년 뒤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 마을은 다른 마을에 비해 젊어서,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주민 수는 적어도, 우리끼리 화목하게 잘 살고 있기를 바란다. 외지에 있는 친구들도 우리 마을로 들어오려고 하니까, 앞으로도 조금씩 주민 수가 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장 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 어려운 일, 주민이나 지역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건설업하다가 농사 지으면서 보니까, 농사에서 나오는 폐기물 처리가 참 안되고 있더라. 나 또한 마음과 달리 바로바로, 제대로 분리배출하는 일이 어렵고. 물 좋고 공기 좋은 마을이 살기 좋은 마을이 되려면, 쓰레기 분리배출, 분리수거는 꼭 해야 한다.
여가에는 무엇을 하는가?
짬 날 때 주민들과 모여서 화투 치면서 논다. 이 놀이가 주민 화합에 큰 도움이 된다. 봉산면권역별사업이 되면 그 사업에서 하게 될 약초관리사 과정에 등록해 공부할 예정이고.
지역정치인, 제대로 활동하고 있다고 보는가?
군수, 우리 지역구 의원 두 분, 그만하면 잘 하고 있다고 본다. 우리 봉산 출신 의원이 없어 아무래도 소외되는 느낌이 있는데, 현 의원들이 봉산면민의 요구도 좀 더 귀기울여주기 바란다. 예를 들어, 무허가축사에 대한 규제를 좀 완화해주면 농사에 큰 도움이 되겠다. 현재 등록기준이 높다. 우리 마을 같은 오지는 축산으로 소득을 내는데 이 사안이 꽤 중요하다.
지역언론에 대한 평소 생각, 조언이 있다면?
지난해부터 농민이 되면서《농민신문》을 보내 달라 직접 농협에 요청해서 받아보고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 외 신문도 열심히 본다. 외진 곳이라 딱히 따로 할 일도 없고. 티비뉴스는 공중파는 KBS, 종편은 채널A를 보고 스포츠중계로 요즘은 야구를 본다. 경남에 사니 엔씨 다이노스 팬이다. 11연승 중이라 아주 신난다.
덧붙이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해달라.
귀농·귀촌에 관심 있는 분들 누구든, 화목한 마을인 우리 마을로 오기 바란다. 주민이 화목해야 살기 좋지 않은가? 우리 마을, 아주 화목하다. 내가 장담한다. 누구든 우리 마을로 들어오면 이장인 내가 적극 협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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