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7-06-06
합천군의회가 유래없던 의장단, 상임위원장들의 업무추진비를 공개하기 시작한지 2개월이 지나며 의정 투명성 확보에 나섰지만, 합천군수와 부군수의 업무추진비는 아직 공개되고 있지 않다.
새로들어선 문재인 정부에서도 특수활동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눈먼 돈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데, 성격만 보면 일선 지자체에서는 업무추진비가 이와 비슷한 성격으로 볼 수 있다. 투명성을 놓고 봐도 지자체에서 운영되고 있는 업무추진비는 제대로 공개되고 있지 못하고, 정보공개요청을 해도 상세히 알기 어렵다.
업무추진비는 보통 기관을 운영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등 공무를 처리하는데 사용하는 비용을 말한다.
이같은 업무추진비에 대해 합천군의회가 먼저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의 업무추진비 사용에 대해 매월 단위로 사용일시와 목적, 인원, 장소, 금액 등을 상세히 밝히고 나선 것은 환영받을 만하다.
합천군도 기본적으로는 모든 예산에 대해 집행내역을 하루단위로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합천군 재정정보공개시스템을 통해 매일의 세출집행내역이 올라오며 사용목적과 금액이 표시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업무추진비 사용에 대해서도 확인 할 수 있다.
하지만 합천군수와 부군수의 업무추진비의 경우, 예산이 행정과 소속으로 행정과로 표시되어 있기 때문에 행정과 업무추진비와 합천군수·부군수의 업무추진비 내역과 구분해서 확인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사실상 합천군수와 부군수의 업무추진비는 비공개 상태라고 봐도 무방한 실정이다.
합천군도 합천군의회가 업무추진비를 공개하고 나선 취지를 인식하고 스스로 군수와 부군수의 업무추진비를 공개하는 것이 그동안 외쳐왔던 ‘청렴합천’의 이미지에도 부합할 것이다.
합천군이 5월까지 사용한 업무추진비 내역을 보면 800여건이 넘는 사용내역 대부분이 식사비 용도로 사용되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합천군의회도 업무추진비를 식사비로 쓰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인 현실이다. 이는 업무추진비가 실질적인 업무와의 연관성을 가지고 있기 보다는 업무 후에 접대하는데 쓰인 것이다. 식사도 업무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겠지만, 사용내역 대부분이 식사비로 쓰이는 현 실태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일선에서는 공무원들이 식사비를 써야 지역내 경제가 돌아간다며 업무추진비를 식사비로 쓰는 것에 대해 나름 정당성을 부여할려고 하고 있다.
한 예로, 5월 25일 합천군은 부서장 및 읍면장들을 모두 모아 만찬 간담회를 열었다. 올해 들어 처음 가진 전체 모임자리로 수행 공무원까지 포함해 총 참여인원이 50여명 가까이 됐다고 한다. 이날 사용된 식비는 총 965,000원이다. 1인당 2만원 정도되는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회의를 마치고 격려를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하지만, 합천군 예산에서 식비로 지출하기에 적절한 수준인가 의심스럽다.
지자체의 업무추진비는 늘 부실한 공개와 불투명성으로 지적받아오고 있는 부분이다.
합천군도 합천군의회가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상세히 밝히고 나선 것처럼, 전체 사용내역은 아니더라도 합천군수와 부군수의 업무추진비에 대해서라도 우선 상세히 밝혀 ‘눈먼 돈’, ‘쌈짓 돈’이라는 오명을 씻어내는 데 동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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