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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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수연 농사를 지으며 든 생각을 글과 노래로 만든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기타를 가르치고, 가끔 공연 하러 방방곡곡 다닌다. |
또 다른 고향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 정음사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 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서 곱게 풍화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 보며 눈물 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 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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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부산에서의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 어린 시절 잠깐 부산에 살다가, 창녕으로 이사했기 때문입니다. 그 뒤로도 이사를 많이 다녔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산 대신 지금 살고 있는 합천이 고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고향은 태어난 곳이 아니라, 떠올리면 그리운 마음이 드는 곳이라고. 오늘은 광복날입니다. 고향을 잃어버렸던 우리가 마침내 고향을 되찾은 날입니다. 무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향을 빼앗기고, 가족을 빼앗기고, 철학과 문화를 빼앗겼던 그 당시 사람들의 비통함을 감히 제가 다 헤아릴 수 있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냈던 윤동주의 시가 있습니다. 영원한 젊은이로 남으라 했던 문익환 목사의 바람처럼, 동주의 시는 여전히 새파랗게 살아 있습니다. 찢겨진 겨레의 한복판에서 그가 지새웠을 밤을 떠올려 봅니다. 자신을 백골처럼 따라다니는 애통함과, 부끄러움은 밤마다 젊은 청년의 마음을 얼마나 흔들어 놓았을까요. 그는 개에게 쫓기는 심정으로, 시를 씁니다. 명성을 얻고 싶은 것도 아니고, 돈을 벌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밤이면 온 우주를 조여오는 어둠과 싸우면서, 별 너머의 어머니를 떠올리면서, 그는 시를 통해 그 시간을 견뎌냈던 것입니다. 그에게 시는 긴 어둠을 견딜 횃불이었습니다. 긴 시간이 흘러, 광복 81주년을 맞은 오늘. 광복을 위해 싸워온 독립투사들과 이름 없이 바스러져 간 수많은 영혼과, 여전히 젊은 시인 윤동주를 떠올리며 우리는 눈물을 흘립니다. 그 눈물은 우리의 눈물이고, 우리 백골의 눈물이고, 아름다운 혼의 눈물입니다. 밤마다 동주를 괴롭혔던 백골은 이제 우리를 따라다니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한 번의 생으로는 다 갚을 수 없는, 아주 커다란 빚을 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백골은 이제 우리를 괴롭히고 우리의 밤을 어둡게 할 테지만, 동주가 그랬듯이 어둠은 시가 되고 노래가 되어 세상 속으로 울려 퍼질 것입니다. 동주가 꿈꿨던 고향은 여전히 멀리 있습니다. 그리움이 커서 그렇습니다. 또 다른 고향에 닿기 위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우리의 시와 노래는 세상에 흩뿌려지고, 썩으면서 고향으로 향하는 길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지독한 어둠 속에서 아름다운 별빛을 찾아 나서는 시인이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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