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5-11-23
전병주 작가 (2018년 어반스케치라는 걸 처음 접하고 오늘까지 꾸준히 그리고 있습니다. 현재는 합천군사회복지협의회에 근무하고 있어요) |
“나도 저기 들어갈 수 있을까?”
올 여름, 합천에 새로 짓기 시작한 청년 주택 공사장 앞을 지나던 날이었다. 먼지 날리던 현장을 한참 바라보던 아들이 문득 물었다. “나도 저기 들어갈 수 있을까?” 그 짧은 한마디가 바람에 섞여 사라지는 듯했지만, 마음 한 켠 에 오래도록 잔향으로 남았다. 합천군민 이라면 당연히 자격이 있을 것이라 대답했지만, 아들은 이제 청년 주택 대상과는 거리가 멀어진 위치에 있다. 그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알면서도 불쑥 꺼낸 질문이 안쓰러웠다.
아들은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엄마 집이 불편하다고 했다.그러면서도 굳이 내 옆에서 치대다 돌아간다. 낯설어진 공간, 돌아와도 ‘자기 자리’ 하나 없는 현실이 그를 외롭게 만들었다. 그 의 말에서 묻어 나는 서러움과 허기가 오래된 울음처럼 들려온다. 그렇다고 내가 아들만 바라보고 살 수는 없다. 각자의 삶이 있고, 서로의 조용한 응원이 필요한 나이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저미는 감정은 어쩔 수 없다.
집이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자리’라는 것을 아들의 말이 일깨워준다. 합천의 청년 주택은 그에게 허락되지 않겠지만, 다른 형태의 ‘자리’를 만들어주고 싶다. 해외에서 일하며 바쁘게 살고 있는 아들이 엄마 품에서 잠시라도 쉬어 갈 수 있는 작은 방, 집 한 켠 에 마련한 게스트하우스 라도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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