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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15-01-13

“내가 살기 위해서는 이웃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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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0일에 열린 봉산은빛빙어축제 책임을 맡았던 백운출 봉산면 어업계 계장을 만나 지역경제 침체기를 딛고 도약을 꿈꾸는 봉산면 어업계 사정을 들었다. 아래는 1월 6일(화) 오전, 봉산면 김봉마을 어느 식당에서 그와 나눈 얘기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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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임분



문:자기소개해달라.
답:봉산면 어업계 계장직을 맡고 있다. 1933년에 봉산면 계산리 서편마을에서 나고 자랐고 계산에 살고 있다.


문:봉산면 어업계는 어떻게 꾸려졌나?
답:1992년 무렵 시작했다. 그동안 어업계를 이끌었던 대여섯분이 있었고. 지금은 어업계를 해산해야 할 정도로 침체기다. 한 때는 빙어훈제공장도 있었지만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없어지고 2011년 7월 1일부로 2년 6개월 동안 금어기(휴식년제)를 맞으면서 더 어려워졌다. 가뜩이나 내부사정이 어려운데 금어기까지 와서 파산지경에 이르렀을 때 비상대책위를 꾸렸는데 그래도 한번 더 해보자, 라고 뜻을 모아 내가 어업계 계장을 맡게 됐다. 비대위를 끝내고 정식 어업계를 세워 여기까지 왔다. 지난 12월 말로 임기가 끝났고 올 1월에 총회해서 새 임원진을 꾸려야 한다. 이젠 젊은 사람이 맡아주길 바란다.


문:봉산면 어업계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답:계원이 405명이다. 지난 해를 보면, 계원 405명이 다 물에 들어가 고기를 잡지는 못하고, 예로부터 어부를 하던 4명에게 임대를 줘서 운영한다. 지난해 수입을 정리해보니 1천5백만원이 나왔다. 405명의 어업계 1년 총수입이다. 예전에는 그 돈도 못받았다. 있던 돈 보태 계원 한 명당4만원씩 배당했다. 이 수준이면 생계수단으로 맞지 않다, 대체 다른 지역은 어떻게 댐으로 만든 호숫가에서 사는가 궁금해서 안동댐에 가봤다. 거기는 루어(미끼)낚시로 대규모 낚시산업을 하고 있었다. 시에서 허가를 내줘서 루어낚시꾼들 포함해서 여러 낚시대회를 낚시협회를 끼고 유치한다. 한번 대회를 하면 동력선 100여대 대고. 자주 하니까 소문이 나서 사람이 모이고. 그렇게 1년에 버는 돈이 100억에서 200억까지 나온다라고 하더라. 안동댐은 환경 관련 법이 엄격하기 전에 허가를 받은 터라 그런 산업이 가능한테 우리는 할 수 없는 산업이다.
그래서 무동력선을 활용한 새로운 낚시문화를 찾아야 한다. 무동력선 활용 낚시문화가 더 발굴되고 정착이 되면 지역경제도 살릴 수 있겠다 싶은데, 아직까지는 잘안되고 있다. 그럼에도 합천호에 사는 사람은 합천호 무시하고 살 수 없으니 바지선으로 낚시를 포함한 가족놀이문화를 만들어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바지선 만들려면 돈이 많이 든다. 물에 띄워놓은 집으로 겨울에는 난로도 들일 수 있는 공간이니까. 돈이 많이 들어 당장 확대할 순 없지만 기관의 허가 필요 없는, 돈만 있으면 가능한 사업이다. 405명의 계원이 한 달에 몇 십만원이라도 벌어야 소득이고 생활이 되니까.


문:어업계 회원 405명이 최대치인가?
답:처음에 350여명으로 시작해서 지금 인원까지 왔다.


문:봉산면 전체로 보면 농경지와 합천호의 규모는 어떻게 구분되나?
답:수몰 전 농경지를 100%라고 보면 수몰 뒤 70%가 물이 되었고 농경지는 30% 정도라고 본다. 농토 줄면서 원주민이 50~60% 정도 줄었고. 합천 전체도 인구가 줄어 고령화가 심각한데 봉산면은 수몰로 합천의 여느 지역보다 더 심각하다고 보면 된다. 우리 지역의 큰 부분인 합천호에서 수익을 얻어내지 못하니 안타깝다.


문:‘2014 봉산 은빛 빙어 축제’ 평가는 어떻게 나왔나?
답:공식평가는 아니지만, 행사 뒤 알음알음으로 지역에서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오랜만에 한 축제이고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제까지 한 행사 가운데 가장 잘했다고 하더라. 서부경남에서 겨울축제로 빙어는 좋은 조건이다. 부족한 예산에 나름 열심히 했지만, 돌이켜보면 준비기간을 더 두고 홍보도 제대로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은 축제였다.

문:내년에도 빙어축제를 하게 되나?
답:아직 모른다. 이번에 재미를 봤으니 또 하자는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이번처럼 하루로 될 일은 아니더라. 뒤늦게 알고 찾아오는 외지 관광객들이 꽤 있었다. 내년에도 이어 한다면, 제대로 준비해서 사나흘 정도 일정으로 해도 되겠다 싶고. 한번 왔던 분들의 발길을 놓치지 않으려면 꾸준히 해야 한다.


문:합천군은 합천호를 ‘관광합천’의 한 축(수상스키대회, 카누클럽 등)으로 보고 있지만 그 움직임은 다른 관광자원에 비해 약해 보인다.
답:수상스키는 돈 있는 젊은 층이 즐기는 놀이문화라는 한계는 있지만, 지역에서는 꾸준히 기대를 하고 있는 분야다. 빙어축제도 빙어를 직접 낚아야 제대로 된 축제니까, 다음 대회를 준비할 때는 가두리양식처럼 물가의 적합지에 빙어를 모아놓고 물가에서 며칠이고 빙어를 낚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생각해볼 수 있다. 가두리를 하려면 예산이 들어 지역민 힘으로만 하기는 어렵지만.


문:봉산면에서 합천영상테마파크로 질러가는 위치에 다리를 세워 관광자원을 더 키우자는 얘기도 있다.
답: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위해 요구하고 있는데 합천호에 다리를 세우는 일도 물이 오염된다고 관계 기관에서는 안된다고 하더라. 지역이 살자고 의견을 이리저리 내는데 관련 법은 엄격해서 자꾸 막힌다. 법은 지켜야 하지만, 답답하기도 하다.


문:지역사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답:관계기관의 허가나 지원도 중요하지만 지역민의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우리가 힘들었던 가장 큰 원인도 우리끼리 아웅다웅한 탓이다. 우리가 힘을 모아야 기관도 우리 뜻을 따라준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이웃도 함께 살아야 한다고 뜻을 모아야 한다.


문:새해를 맞는 소감은?
답:큰 탈 없이 모든 일이 잘되길 바란다. 젊으나 늙으나 건강을 바란다. 군민 모두 건강하게, 올 한 해 뜻 있게 보내길 바란다.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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